
석명: 푸른 나무, 크기: 9x14x5, 산지: 석도
부제: 소박한 수석에서 아름다움을...
최근 해석에서 외형을 중시하며 내용보다는 모암이 중요하다고 하는 모암 중시 풍조에 한쪽에서는 외형보다는 수석 내면을 중시해야 한다며 수석미가 외형미로만 흐르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분들이 계시다.
과거 수석정보도 폐쇄적이고 교통이 불편할 때에는 좋은 수석 한 점 소장하기 어려워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부족한 면을 아쉬워하며 마음으로 보충하여 감상하곤 하였다. 그러나 교통이 편리해지고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공유가 수월해진 요즘엔 여건이 되어 탐석을 자주 가시는 분들은 1주일에도 몇 차례씩 탐석 출항하여 좋은 돌을 접촉할 기회가 더 많아지게 되었다.
자연히 좋은 돌에 대한 기준도 점점 까다로워지게 된다. 필자도 수석 감상 글을 적으며 그런 일반화된 시각을 의식하고 무시할 수 없어 본의 아니게 '모암이 좋다. 나쁘다.'라고 외형을 중시하는 듯한 이야기를 종종 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모암 좋고 내용도 함께 좋은 것이 귀함으로 모암 좋은 것을 좋다고 그냥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다.
과거 수석문화가 경석 중심의 수석이 주류를 이루었을 때에는 지금처럼 외형 중심이라기보다는 질 중심이었다. 지금도 오래 하신 원로 분들댁에 가보면 외형으로 어떤 축소된 형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하여도 석질 좋은 초코석이나 진땡이 오석들이 있어 아직 애지중지하시는 분들을 많이 뵙게 된다.
그러면서 최근의 수석이 너무 외형 중심으로 흐르는 것을 걱정하고 계신다. 내면의 정신적인 수석을 강조하고 대표적인 분으로 박두진 시인을 말씀하며 그분이야말로 수석의 외형보다는 수석의 내면을 중시하였고 또 주옥같은 수석시를 많이 발표하셨다며 수석취미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에 시류를 따르며 외형을 중시하자니 너무 가벼운 수석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외형을 무시하자니 시류에 뒤떨어지는 수석을 하는 것 같기도 하여 어느 쪽도 아쉬움이 따른다. 필자도 간혹 소박한 수석에서 아름다움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무의식 중 내용보다 모암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어느 산지든지 처음 가게면 그곳 산지의 수석개념이 미흡하여 보통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물론 자주 가는 석우에게 물어는 보지만 말로 한두 마디 듣는 것과 직접 경험을 통하여 알게 된 지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위의 해석은 석도 돌이다. 필자도 처음 석도에 들어가게 되어 산지 석의 특징을 물어보니 어느 분은 자주색 들어간 것은 하지 말고 검은색과 녹색 들어간 것을 하라는 분과 그림이 안 나와도 모암 좋고 자주색 등 칼라가 들어간 것을 하라는 분이 있어 상반된 의견에 설명을 들어도 헷갈렸다.
그래서 두 가지 유형을 하게 되었는데 위의 수석은 녹색과 검은색이 들어간 수석을 하라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모암 좋은 것이 드물었다. 겨우 모암 좋게 연출해보니 모암이 그렇게 좋지 않은데다가 그림이 추상이다. 추상이 되니 사유가 어렵고 수석과 대화의 채널이 끊기니 자연 마음에서 멀어져 간다.
실은 어렵게 한번 가게 된 석도에서 마음에 드는 돌을 거의 하지 못한 터라 색감이 마음에 들어 그놈을 갖고 다시 고민하였다. 이것이 그림이 되려면 세워야 하였다. 그러면 녹색 문양이 나무가 되어 나무 색깔과도 잘 어울리고 그림이 딱 좋다. 시원한 여름을 생각하며 감상할 가치가 생긴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 모암이 좀 더 따라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소박한 수석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기쁨을 느껴야 한다고 하는데 아직 수양이 부족한가 보다. 욕심을 버리고 외형보다는 내면을 중시하며 좀 더 수양을 더 닦아야 하려나 보다. 그렇지않으면 마음에 드는 석도 돌 확보를 위해 언젠가 또 한 번 비용과 시간 투자를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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