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뒤 도덕산으로 기축년 새해 일출을 보러 갔다. 일출이 7시 35분경일 것 같아 7시에 출발하였다. 어둠 속에 많은 사람이 산으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산 아래 비닐하우스 있는 곳까지 차들을 주차해 놓는다.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산 위에 올라가 보니 정상 부분은 벌써 사람들로 꽉 차있다. 정상의 정자 있는 곳에는 올라갈 수도 없다. 할 수 없이 정상아래 작년과 비슷한 곳에 머물렀다. 우측 옆에는 아이들 셋과 함께 온 가족이다. 남자분의 이야기가 정자에 올라가려면 아마 2시간 전에 올라와야 하는데 추운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가족들에게 말한다. 필자의 생각도 사람들이 좀 극성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산까지 차를 타고 오고 일출을 보는데 추운 겨울에 2시간씩 일찍 와서 떨고..., 아마도 우리 민족이 역사적으로 주변 강국들에 계속 시달리면서 좋은 의미로는 단련된 것일 테고 나쁘게는 극성스러워졌나 보다. 필자는 항상 중간 정도다. 그래서 중도에 가까운가 보다. 인생을 걸거나 돈이 생기는 일이 아니라면 굳이 무리할 생각이 없다. 상식선에서 행동하거나 아옹다옹 다투기보다 차라리 조금 손해 보며 살고 싶다. 요즈음 사람들은 이해타산이 조금만 걸려 있어도 아주 결사적이다. 그러나 필자는 직접적인 이해타산이 걸린 일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다투어야 한다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 생각해 보고 조금 손해 보는 게 낮다고 생각하면 그냥 포기해 버린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이 보면 바보같이 세상을 사는 셈이다. 그렇지만, 자동차 운전과 같아서 악착같이 뒤처지지 않고 경주하듯 달려도 결국은 여유 있게 운전하는 자동차와 비슷하게 도착한다. 아등바등 댄다고 누적된 결과를 보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심적 부담과 마음속의 증오로 나의 인생만 불행하다. 더구나 타인들에게 까칠한 인상만 심어준다. 어쩜 바보같이 사는 것이 더 행복한 인생일지 모른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중간에 있다가 보니 나뭇가지 끝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작년보다 나무가 조금 더 자란 것 같다. 바람은 불지 않는데 그래도 겨울 날씨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몸이 추워진다. 모자를 쓰고 장갑을 낀다. 좌측 옆에는 필자보다 연상인 부부다. 그 옆에는 역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다. 필자만 혼자고 대부분 가족이 함께 올라왔다. 추위에 떨고 있으려니 좌측 아이들과 함께 온 아주머니가 커피 한 잔 권한다. 잘 모르는 분으로부터 새해 첫날부터 도움을 받는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커피로 추워지는 몸을 녹여본다. 40분이 지났는데도 해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이곳은 앞에 산이 가려서 조금 더 늦어지나 보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의한 경제 한파와 한국식 싸움판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 여야 대치 국면이 끝나지 않아 과연 '08년도가 마감되고 새로이 '09년도가 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가시덤불 같은 나뭇가지를 뚫고 기축년 새해의 해가 떠오를 수 있을까? 불안한 생각도 든다. 그러자 위쪽에서 먼저 소리가 들린다. 새해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웅성거린다. 곧 필자가 있는 곳에서도 나뭇가지 사이로 붉은 새해의 태양이 솟아오르는 것이 보인다. 필자는 카메라 셔터를 연방 눌렀다. 그러며 새해 소원을 빌었다. 하루빨리 경제가 안정되고 또 정치가 안정되기를 기원하였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개인적인 소원을 빌지 않았다. 그래서 곧이어 우리 가족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큰 욕심 없다. 인생에서 건강이 최고다. 해가 뜨고 나니 사람들이 금방 움직인다. 우측의 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의 남자분이 연방 자신을 뺀 가족사진을 촬영한다. 필자도 다른 사람에게 조그만 편이를 주고 싶다. 먼저 권해서 그분의 카메라로 가족사진을 찍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정자에 올라가서 완전히 떠오른 기축년 새해 태양을 촬영했다. 정자는 사람들이 기념사진 촬영한다고 혼잡하다. 꼭대기라 너무 추워서 바로 산에서 내려왔다. 사람들의 새해 아침에 빈 소망이 모두 이뤄져 우리 이웃들의 얼굴에서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축년 새해 일출
도덕산에서 바라본 기축년 새해 일출이다. 나뭇가지를 뚫고 힘차게 솟아 오른다.

새 희망의 기축년 일출
좀더 높은 곳에서 촬영한 새해 태양이다. 모든 사람들의 새해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