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문학/수석시

수석 시 - 바닷가에서

정의&자유 2009. 4. 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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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2009년 4월 3일   



바닷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바다에 와서
슬픔을 쏟고 울분을 터뜨리며
바다에 한풀이하였을까

바닷물은 얼마나 많기에
그 많은 사람의 얼룩진 마음을
시원하게 닦아 주었을까

여기 또 한 남자, 한 여자
어떤 아픈 사연을 풀어놓으려
해변을 몰래 배회하는 걸까

바다의 그릇은 얼마나 크기에
수많은 사람의 하소연을
모두 다 받아주는 걸까

바다가 있어 사람들은 다시
희망과 용기를 얻고 떠나지만
바다는 언제나 제자리에 있다.

素石..*^^*



바다 위의 한마당


어느 누가 말려도
바다는
누구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어는 누가 붙잡아도
어부는
누구보다도 먼저
바다로 나간다

바다가 부르기 때문에
어부다 부르기 때문에
바다는 행복하다
어부도 행복하다

저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또다른 벗이
우리 길을
밝게 비춰주고 있지 않은가?

어부도
갈매기도
파도도 어깨춤을 추며
바다 위에 한마당 놀아보세

비홍당 올림.



주전 바닷가에서

두고 온 인연이 너무 많아 눈물 짓네
손가락으로 선하나 그으면 먼먼 수평선
어설픈 잠 위에 자꾸 파도소리 쌓이면
돌미역을 따러 가는 사람들
그림자 낮게 깔린다

이토록 아름다운 바다 있어 삶도
아름다울까요 솔숲을 빠져 나온 바람들은
바다로 흐르다 가라고 등 떠밀어
흐느끼는 이 주전 바닷가에 선다

지난 날 우리들 정겹던 소리 아로새겨
방파제에 부서져 감기는 작은 물보라
물보라의 노래가 잔잔히 귓전에 스미면
뭍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노을에 닻을 내린다

이토록 아름다운 삶이 있어 바다도
아름다울까 바다를 빠져나온 바람들은
산으로 오르다 어둠과 몸 섞이어
일렁이는 이 주전 바닷가에 선다

김태수



 

 

석명: 해안풍경, 크기: 10x7x6, 산지: 도장포


 


* 시 바닷가에서는 '주전 바닷가에서' → '바다 위의 한마당' → '바닷가에서'로 이어지는 답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