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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 찍으며 낙인 찍히는 사회

정의&자유 2009. 11. 14. 17:52

낙인 찍으며 낙인 찍히는 사회

2009.11.14.  


 
최근 KBS2 '미녀들의 수다' 에서 한 여대생의 루저(Loser, 패배자)라는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방송과 여대생에게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키 180cm 이하가 Loser라면
한국 남성의 88%가 이에 해당된다고 하니 인터넷이 시끄러울 만하다. 공영방송인 KBS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니 더욱 황당하다. 우리같이 '미녀들의 수다' 를 보지 않는 사람도 다양한 여러 매체에서 일시에 취급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요즈음은 모두 대학생이지만 과거에는 대학생이 귀했고 대학교 뺏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녔다. 최근엔 부모도 대학을 나온 사람이 많아졌지만, 예전엔 대학생이면 최고의 지성인이라고 사회에서 인정해주었다. 대학에서의 배움이 과거보다 퇴보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더 발전하였을 것이다.

이것은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보다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경시하고 싫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는 그런 사회 풍조가 더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나는 혼자고 다른 사람은 많다. 내가 한번 낙인 찍으면 나는 여러 번 낙인 찍힌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낙인 찍는 사회는 안 된다.

드라마, 막장 드라마를 보라! 모두 악인이다. 단지 주인공은 복수하기 때문에 악행이 정당화되는 착한 악인일 뿐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모두 악인이다. 청소년들이 보고 '사람들이 본래 저렇게 모두 악한 사람들뿐이구나, 나도 착하게 살면 당하겠네. 악하게 살아야겠네.'라고 나쁘게 배울까 봐 그것이 두렵다.

각자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이념적으로 좌측으로 우측으로 전부 또는 사안별로 편향된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보면 간첩 활동을 하거나 무조건 북한을 옹호하는 종북주의자가 아님에도 분배를 강조하거나 무분별한 개발을 반대해도 무조건 빨갱이라 낙인 찍으며 욕한다.

친일파 문제도 그렇다. 최근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놓고 시끄럽다. 과거의 잘못을 명확히 하는 것은 필요하다. 늦더라도 정확히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과거의 문제는 최소화해야 한다. 심지어는 친일파라면 그 후손의 재산을 몰수하는 사법적인 근거도 되니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처럼 가능한 한 많이 넣자는 방법은 온 국민을 모두 친일파로 만들 수 있다. 오늘에
사는 우리가 공중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부모가 모두 일제 강점기를 지나 살아왔는데
폭넓은 잣대로는 잘못하면 모두 친일파가 된다. 심지어 요즈음은 일본에서 태어나도
친일파다.

그렇다면 일본인과 친해도 친일파고 일본과 거래해도 친일파고 일본인과 결혼해도 친일파인가? 다문화 시대 세계화 시대에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할 것인가? 놀랍게도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그분도 친일파라면 앞으로 애국가를 어떻게 부르란 말인가?

이런 식이라면 중도성향의 사람들도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신뢰성을 부여할 수 없다. 한쪽에서 '친일인명사전이 친북좌익의 이념에 따라 만들어진 정치 공작의 쓰레기에 불과하다.'라는 혹평도 있다. 친일인명사전 발간이 과거를 정리하는 절차가 되어야지 과거의 문제를 확대하고 그 갈등을 오늘에 증폭하려는 것은 아니다.

최소화하라! 자발적이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선을 일본에 팔아먹고 애국자를 잡아 고문 살해한 이들로 최소화해라. 그것이 모두 수긍하여 우리나라가 과거를 정리하고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라. 화급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교도행정도 법을 많이 만들고 법을 위반한 사람을 감옥에 넣고 크게 죄지은 범인을 사형시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죄를 다시 짓지 않게 하고 선량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게 인도하는 것도 또한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과거 좌파정권 10년 동안 과거보다는 복지에 더 신경을 쓰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위해 돕고 함께 가려고 하였다. 그래서 여러 가지 복지제도도 생겼다. 문제는 우리가 급격히 경제성장을 하여 선진국보다 복지제도가 많이 뒤떨어져 있다. 선진국은 물론 우리 현 GDP 수준에 맞추기도 어렵다. 경제성장과 함께 복지를 증진시키려면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장애우에 대해서도 과거보다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더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 그런데 신체적으로 멀쩡한 사람을 키가 작다는 이유로 패배자로 낙인 찍어 사회에서 강제로 퇴출하려는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 이것은 실지 의도가 그렇다고 보지는 않는다. 무조건 낙인 찍으려는 현 사회 풍조가 문제다.

개인적 노력 결과로 시험에서 떨어져도, 경기에서 져서 패배하여도, 사업에서 패배하여 망해도 격려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태생적으로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나도, 가난한 국가에서 태어나도 도움을 주는 사회가, 세계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약자에 대한 배려 아닌가?

피라미드 사회구조, 누구도 언제나 강할 수 없고,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언젠가는 누구나 패배자가 된다. 아무도 낙인 찍지 마라! 격려하며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자! 그래야 밝은 사회가 된다. 그래야 행복한 사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