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사는 이야기

짧았지만 악몽 같았던 곤파스 태풍

정의&자유 2010. 9. 3. 00:44


 ♣ 짧았지만 악몽 같았던 곤파스 태풍

2010년 9월 3일  


  새벽에 아내가 잠을 설치고 왔다 갔다 하여 선잠을 자다 5시 정도 되니 바람 소리가 점점 심해져 더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태풍이 올라올수록 베란다 유리창이 점점 심하게 흔들린다. 우리는 구식 커다란 위성 안테나까지 달려서 어떤 때는 빠지는 듯 삐꺽 소리마저 들린다.

그때마다 아내는 놀라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위성 TV를 보는 일이 거의 없다. 왜 사용하지 않는 안테나를 치우지 않았느냐며 그 화살이 날카롭게 날라온다. 문을 꽉 닫으려고 하니 케이블(선) 때문에 꽉 닫히지도 않는다. 바람이 한번 쏵 부니 베란다 유리창이 심하게 흔들리니 겁이 난다. 조금 더 심하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래를 보니 무슨 일인지 119가 소방차가 한 대 와 있다. 나중 경비 아저씨에게 알아보니 13층에서 바람이 너무 심해 베란다 창문이 밀려 받히고 있다 119를 불러 쇠줄로 단단하게 조였다고 한다. 옆집까지 해서 세 집을 그렇게 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그 아래 11층이다. 정말 바람이 심하게 불긴 불었나 보다.

그때 KBS 재난방송에서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종이를 붙이면 유리 깨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하여 태풍의 위력에 어찌할 수 없는 우리는 신문지를 베란다 유리에 물을 뿌려 붙였다. 종이를 붙였지만 바람이 계속 불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디서 쨍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베란다 유리문이 떨어져 나갔는지 모르겠다. 우리 동은 다행히 베란다 유리문이 떨어져 나간 집이 없지만, 앞뒤 동으로 몇 군데 아파트 베란다
유리문이 떨어지고 주차장 자동차도 몇 대 파손되었다고 한다.

관리사무소에서 방송하는데 119에서 이야기하기를 베란다 유리문이 흔들리는 집은 문을 조금 열어 놓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면 약간 완충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문을 조금 열어 놓았다. 바람 소리는 더 시끄러운 것 같지만 흔들리는 것은 조금 덜한 것 같다. 바람은 심한데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다행이다.

이제 6시고 12시에 상륙한다는 태풍이 벌써 이렇게 심하게 부니 오늘 잘 견딜 수 있을까 크게
걱정되었는데 굉장히 이른 시간인 6시35분에 강화도에 상륙하더니 뜻밖에 빨리 10시 50분경
고성 앞바다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바람은 강했지만 오래 머물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태풍이 지난 오후는 너무 평화로워 하늘의 장난이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이 잠잠해지자 아내에게 놀이기구 바이킹을 탄 기분이었냐고 물으니 좀 생각하다가 롤러코스타를 탄 기분이라고 한다. 정말 자연의 위력에 무사하기만 바라는 허약한 인간임을 실감하였다. 한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밖에 다녀온 아내가 태풍 피해로 신호등과 나무가 쓰러지고 버스 정류장의 지붕이 날아갔다고 한다.

복도에 유리창을 한 아파트는 8,9,10,15층에 유리가 파손되었다고 한다. 생각 외로 피해가 컸다. 필자도 바람도 쐴 겸 점심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언론사 기자도 아니고 다른 사람 잘못된 곳 사진 촬영하는 것이 실례일 것 같아서 자주 운동 다니는 철망산을 둘러보았다.


 아파트 정원의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쓰러졌다.

 쓰러진 신호등에는 빨간 불이 들어와 있다.

 나무가 쓰러져 전신주에 기대어 있다.
임시로 통행이 가능하게 가지를 처 놓았다.

 인도에는 나뭇가지들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은행나무도 아직 익지 않은 은행과 함께 떨어져있어 청소하는 아저씨가 바쁘다.

 철망산 입구 나무 계단에 잔 나무 가지들이 많이 떨어졌다.
태풍이 가지치기를 한 셈이다.

 나무가 부러져 있다.

 부러진 소나무가 길을 막는다.

 산책로에 뿌리가 뽑혀 쓰러져 있는 나무

 산책로 서있는 나무 뒤쪽으로 여기저기 좋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여 처참하다.

 소나무가 중간에 부러져 있다

 커다란 나무 둘이 뿌리가 뽑혀 쓰러져 있다.

아래쪽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철망산 근린공원에는 벌써 보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