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남북 외교

북 지원 수해물자에 쌀 포함 논란

정의&자유 2010. 9. 8. 23:04

◎ 북 지원 수해물자에 쌀 포함 논란

2010.9.8.  

 


   
북한 수해지원 물자에 쌀을 포함할 것인가에 대해 좌우익 진영의 의견이 팽팽하다. 북한은 조용한데 왜 지원하는 우리가 시끄러운지 모르겠다. 유감스럽게도 3월 말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북한의 가시적 변화는 아직 없다. 그런데 우리만 난리다. 왜 그럴까?

7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발표한 '2010 통일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신뢰한다(6.4%).'와 '신뢰하는 편(26.1%)'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총 32.5%였다. 고 한다.

반반이 31.7%고 부정적인 응답이 35.7%라 한다. 학력이 고학력일수록 신뢰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정말 슬픈 일이다. 결국, 국민의 1/3일만 정부 발표를 신뢰하는 것인데 이는 군의 초반 미흡한 대응이 원인이어서 더욱 답답하다. 그렇다면 우리 해군 장성들을 누가 사망하게 했다고 그들은 믿는 것일까?

2:8의 법칙이 있다. 어차피 사회는 20%의 사람들이 이끌어 가는 것이다. 신뢰가 반반이라는 사람들은 판단을 유보한 사람들로 후속 자료가 더 나오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35%의 사람들은 대한민국 보다는 북한을 더 신뢰한다고 본다. 뭐 학력이 높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 배웠다는 사람들이 더 부도덕하고 조선말의 나라를 일본에 넘긴 친일파 이완용도 일반 백성은 아니었다. 더 배운 사람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32.5%의 사람들이 안보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이끌며 발전시켜 나가면 될 것이다. 나라의 안보와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 무엇을 할 것인지 보다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손해 보면 안달을 부리고 국가가 개인을 무한정 보살펴 줄 것만 기대하여 계속 요구만 하니 정말 답답하다.

그들은 국가보다 민족을 위한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국 대한민국보다는 북한을 선택할 가능성도 많다. 또 민족을 위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다. 민족 중에서도 오직 북한만 그렇고 남한 현 정부도 부정하고 나아가 중국의 조선족과 재미 재일 교포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감싸는 것 같지도 않다. 또 북한을 지지한다고 해도 북한 인민이 아니고 북한 김정일 독재정권을 지지할 뿐이다. 그들은 과연 정의로운가?

북한 인민을 도와야 하는데 북한 인민을 억압하고 남한 장병과 국민의 목숨을 앗아가는 북한 독재 정권에 대해서만 지지하는 것이다. 그들의 여태껏 행실을 보면 명확하다. 방북하면 북한 정권의 실세들을 만나 남한의 인사들 만날 때와는 달리 밝게 웃으며 굽실거리고 각종 행사에 바쁘게 참여하며 사진 촬영하고 보여주기 바빴지 정작 굶주리고 탈북하는 북한 인민들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 정말 답답하다.

국제 사회의 북한 쌀 지원도 왜 중단되었나? 물론 북한 핵실험에 대한 규제도 있겠지만, 인도주의적인 식량 지원마저 끊긴 것은 식량 배급의 투명성을 확인하는 국제 모니터링 요원들을 철수시켰기 때문이다. 북한에 쌀을 지원하기 전에 먼저 수해 입은 인민들에게 실지로 쌀이 배급될 수 있도록 투명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것을 먼저 북에 요구해야 한다.


1. 북한 정권은 아직 변한 것이 없다.

북한 정권은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사면을 위해 미 전 대통령 카터를 북한으로 불러들이고는 정작 김정일 위원장은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지난 5월 초 방중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중국을 비공식 방문(8.26-30)하며 화려한 쇼를 세계만방에 보여주었다.

이는 외향적으로 보면 미국과 그렇게 관계 개선을 하려던 북한이 곰즈씨 카드를 확실히 버렸다고 본다. 확실히 버리면서 오히려 망신을 주고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과의 긴밀한 우호관계를 전 세계에 보여준 셈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그간 북한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이나 국지전을 벌이며 긴장을 조성하다가는 억류 인질을 풀어주며 이제 그만 좋게 지내자며 화해 제스처를 세계에 보낸다. 그러면 세계는 고맙고 반가움에 그간 당했던 일들은 잊고 선물을 안겨주곤 했다. 이런 맛을 들인 북한은 무슨 사이클처럼 선물이 필요하면 강온 전략을 반복해 왔지만 큰 틀에서는 자신들의 선군정치를 계획대로 진행해 왔다.

늑대와 소년처럼 반복되는 북한의 거짓 장난을 확실히 알게 된 세계는 이를 분명히 알고 대처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8월 5일 억류 미 여기자 석방과 8월 27일 억류 곰즈씨 석방은 인도주의 문제로 정치와 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은 화해 보답으로 선물을 받기 어려운 것이 확실해지자 미국이 아니더라도 중국과 잘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갑자기 중국을 방문하여 미국을 망신시키며 곰즈씨 카드를 버렸다.



2. 그러나 약간의 변화도 감지된다.

그러나 약간의 미세한 변화는 감지된다. 사람을 죽이고 긴장을 조성하며 난폭하게 굴었다가 이제 그만 싸우자며 화해 제스처를 보내도 국제사회가 더는 선물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에 확실히 알게 하였다.

지난달 8일 동해 대화퇴어장 부근에서 조업 도중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던 '55대승호'와 선원 7명을 북한이 나포 30일 만에 7일 오후 4시15분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송환하였다. 이것도 인도주의적인 문제라며 선을 긋자 이 카드를 버리되 전략적으로 버린 것이다.

정부가 북한 수해물자 제공을 제의하자 북한은 4일 군수물자로 전용 가능한 쌀과 굴착기 등으로 수정 제의하였다. 그러나 남한 당국이 머뭇거리자 확실하게 하려고 북한은 6일 납북어선을 7일 송환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하였다. 오래갈 것 같았던 납북 어선이 갑자기 송환된 것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전략이 먹혀 북한 쌀 지원 논란으로 정부, 국회, 언론, 시민단체 등 사회 각 분야가 들끓고 있다. 확실히 우리 민족에게는 나라가 어떻게 되든 싸우는 분열 DNA가 있나 보다. 즉 납북 어선 카드를 버리더라도 전략적으로 버렸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억류 미국인 사면처럼 이는 인도적인 문제다. 또 남한은 표류 북한 어선을 북한처럼 오래 억류하지 않고 바로 북한으로 되돌려 보낸 적도 있었다.

또 하나는 햇볕 정책으로 많은 물자가 북으로 넘어갈 때는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 굉장히 요란을 떨며 긴장을 조성했는데 대량 살상무기에 대한 실험이 조금 잠잠해졌다. 그러나 북한 정권의 불확실성으로 섣부른 전망은 금물이다. 지금 현상이 그렇다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의 제3차 대표자회 개최가 임박해 바빠서인지는 몰라도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그렇지만 국지전은 천안함 사건을 봐서라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3. 쌀 지원은 전략적인 문제

쌀 지원은 가장 중요한 전략적인 문제다. 탈북자의 증언과 그간의 정황을 보아도 북한에 제공된 쌀이 북한 인민에게 배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고스란히 군량미로 전용되어 우리 장병을 죽이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제 KBS 북한 동영상을 보아도 UN에서 지원한다는 수해물자를 북한 수재민들은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물도 사 먹고 있다. 아직 산업화가 미진한 북한은 웬만한 물은 마실 수 있을 것 같은데 큰 물통의 물을 봉급의 1/20에 해당하는 150원을 주고 사서 마시고 있는 셈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야당이나 좌익진영은 이해가 되지만 여권에서도 너도나도 감상적이고 즉흥적으로 쌀 지원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으니 답답하다.

우리 민족은 정이 풍부하다. 자식이 속을 썩이고 집을 나갔다 빈털터리가 되어서 몇 년 만에 들어와도 우리 어머니는 인기척에 맨발로 나와서 아들을 맞으며 고생하였다며 이것저것 해 먹이기 바쁘다. 그래서야 아들 교육이 제대로 되겠는가? 아버지의 생각으로 잘못된 것은 분명히 꾸짖고 다시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용서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잘못된 행실이 교정될 것이다.

더구나 국가적인 대사를 감정적으로 해서야 되겠는가? 정부도 북한의 홍수 피해와 납북 어선 송환으로 좌익 진영의 '대북 쌀 지원 귀 닫은 정부', ‘천안함 이후 국정 전반에 냉전적 사고 지배', '농민·종교계·정치권 지원 촉구에도 요지부동', '안보 논리에만 함몰', 등 집중포화에 어쩌지 못하고 북한의 수정 제의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슬그머니 물러서려 한다.

이 대목에서 과연 현 정부의 정책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일관성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도 알고 싶다. 북한의 조그마한 변화에 감지덕지 촐랑거리며 알아서 경쟁적으로 선물 주려 한다면 좌익정부와 무엇이 다른가? 북한 정권을 대할 시에는 장기적인 계획과 대북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진행해야 한다. 과거에는 남한 대통령이 4~5년마다 바뀌어 김정일 위원장에 유리하였지만, 지금은 결코 불리하다 볼 수 없다.



4. 북한과 협상하자.

북한과 대화를 하여 이 경색 국면을 풀어나가자는데 대해서는 좌우익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먼저 북한의 수해 피해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하고 북한이 요구한 품목의 조정도 불가피하다. 속히 남북 적십자 회담을 제의하자. 지금은 아직 정치권이 나설 때가 아니다.

민노당에서 대북 특사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 하는데 민노당이 어떤 정당인가? 종북주의 정당이다. 잘못하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것이고 다녀와서 남
·남 갈등이 증폭될 것이다. 만약 조금 더 큰 틀에서 협의가 필요하다면 현 정부를 대표할 수 있는 실세가 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북한의 또 다른 실세와 책임 있는 협의 조정이 가능하다.

필자의 안은 그냥 현 상태의 지원이라면 북한 인민들에게 실지로 필요한 최초 제의한 수해물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야 군수물자 전용이 되지 않아 북한 수재민들에게 직접 제공될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계속 쌀을 요구한다면 민간 차원에서 제공되는 쌀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며 이 쌀이 투명하게 분배가 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아야 한다.

그리고 굴착기는 미사일 발사대 전용이 가능하여 대북 수출 금지품목으로 알고 있다. 또 북한 엘리트를 위해 쓰일 수 있다 하니 품목을 신중히 선정하자. 협상 결과에 따라 반반씩 절충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만약 몇 가지 군수물자 전용 가능 품목을 계속 요구하거나 쌀에 대해 수해물자 지원보다 더 많이 달라고 요구하면 이때는 인도주의적인 차원을 벗어나는 것이다. 북한에도 그에 상당하는 정치적인 것을 요구하자. 먼저 가장 화급한 것이 천안함 피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다.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사안에 따라 우리도 그에 걸맞은 요구를 하여 절충을 보자. 만약 안건이 6자 회담 재개까지 간다면 그것은 완전히 정치적인 문제로 북한의 핵 폐기 선언이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하자. 그간 6자 회담은 북한의 독무대였으며 미국에서도 6자 회담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북 문제 미국은 잘 대응하고 있다고 본다. 전쟁 때만 전술 전략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비전투 부문에서도 우리 정부도 북한의 전술 전략에 따라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5. 우리의 목표는 북한과 평화롭게 상부상조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두자.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천안함 등 남한 국민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면 북한체제 보장을 약속하자. 그러나 북한의 3대 세습은 남북통일이 한 세대 더 늦춰질 수 있어 국민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와 경제 협력을 맺는 것을 지지한다. 북한 정권은 남한은 같은 민족이라 인민처럼 아무렇게 대해도 된다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중국과 러시아에는 마음대로 못하면서 유독 같은 민족끼리 남한에는 함부로 대한다.

먼저 우방국 중국, 러시아와 경제 협력을 쌓아가며 북한 정권에서도 경제의 개념이 잡힌 다음 한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평화롭게 상부상조하는 남북관계는 대량 살상 무기와 동북아 긴장을 조성하는 국지전과 테러와는 함께 할 수 없음은 너무 자명하다.


6. 시간을 갖고 현 정부 정책을 지켜보자.

우익진영은 좌익 정부 햇볕 정책을 10년간 참으며 결과를 지켜봤다. 현 정부 들어서 햇볕 정책을 철회하고 일방적 퍼주기보다는 대등한 관계 설정을 위해 노력해 왔고 북한 2차 핵실험 후 규제로 돌아선 지는 이제 2년도 채 되지도 않았다. 좌익도 최소 5년은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래야 규제 정책이 북한에 과연 무용지물인지 확실한 확인이 가능하다.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5년은 너무 짧다. 그나마 도중에 하차한다면 북한과 평화롭게 지내지 못하는 것은 좌익 진영의 탓으로 돌아갈지 모른다. 즉 북한과 평화롭게 지내려는 정부의 노력에 훼방꾼인 셈이다. 아무도 북한이 붕괴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북한 정권의 호전성과 난폭함을 누그러뜨려서 우리 장병과 국민의 생명도 지키고 남북한이 평화롭게 지내자는 것이다.

북한 정권도 폭동이 일어날 때까지는 버티지 못한다. 자신의 안위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전에 북한 정권이 고집을 꺾고 국제 사회가 바라는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고 평화로운 동북아를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