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취미/수석의미 기고

수석취미 최소 죄를 짓지 말자

정의&자유 2013. 8. 7. 20:28


♣ 수석취미 최소 죄를 짓지 말자.

2013.7.8.

   과거 한때 수석계에 壽石道수석도에 관한 말이 유행했다. 우리는 수석취미를 함에 물질에 매몰되어 수석, 돌의 외형만보지 말고 수석의 정신문화 발전에 노력하자는 그런 의미일 것이다. 그렇게 형이상학적인 면을 다루자는 것이고 그래서 선비 정신으로 올곧은 수석 취미를 실행해 나가자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수석이 상당히 어려워진다. 필자는 여기서 수석도 이전에 먼저 수석인은 최소한 죄를 짓지 말자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수석계도 수석취미를 갖은 사람들의 모임으로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작은 사회다. 그래서 수석계는 소사회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있는 훌륭한 사람, 악한 사람 수석계에도 모두 똑같이 있다. 그래서 수석계도 예외는 없고 범죄라고 하는 행위가 일어난다. 필자는 수석인이라면 최소한 죄는 짓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수석과 관련된 죄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 수 있을까? 한번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훔치는 행위다.

수석취미는 미를 추구하며 자연예술을 영위하는 취미이라 모두 교양인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뜻밖에 수석인 중에 수석을 도난당했다는 말이 종종 들려온다. 수석이 겉으로 보기에 돌이고 비싼 귀금속이 아니라 수석 욕심에 쉽게 슬쩍 하는 일이 생기나 보다. 그러나 이것은 엄격히 말하면 도적질하는 것이다. 도적질한 수석은 이미 수석이 아니고 盜石도석이다.

자탐한 수석이 소장자에게 구매한 수석보다 의미가 있는 것은 거기에는 수석 자체의 아름다움에 더해서 돌 하나에 함께 탐석한 추억이 깃들어 있고, 산지가 있고, 함께 했던 석우가 있다. 구매한 수석에는 얼마 주고 샀다는 돈 가격과 구매처만 있다. 정신적인 활동은 당연히 자탐한 수석에서 더욱 활발하게 전개된다. 그런데 盜石도석 즉 훔친 돌에서는 훔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에 수석 하나에 어둠이 가득하다.

이래서야 고상한 수석취미를 할 수 없다. 수석은 엄밀히 따지면 세상에 같은 것이 없다. 그래서 盜石도석은 공개적으로 감상할 수도 없고 공개 장소인 전시회에 출품하지도 못한다.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 제 소장석이라고 자랑하다가는 들통 나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고하면 걸린다. 우리 수석인은 남의 수석에 손을 대지 말자. 범죄다. 필자도 좋은 수석은 아니지만 아끼는 문양석 '성냥팔이 소녀"를 한 점 잃어버려 무척 아쉬웠다.

간혹 소장자가 잃어버린 수석을 수석 월간지에 사진을 올리거나 인터넷 카페에서 찾는 경우도 보았다. 다음 소장자가 아끼는 수석이 아닌 섭취 돌이나 정원에 깔아놓은 돌이라도 방문 기념으로 탐석하고 싶다면 소장자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자. 그리고 좋은 수석은 나오지 않겠지만, 만약 기념석으로 가져갈 만한 것을 탐석했다면 산지도 확인할 겸 보여주며 산지를 물어보자. 그래야 깔끔하다.


 

석명: 성냥팔이 소녀, 크기: 6x7x4, 산지: 남한강




둘째 속여 팔지 말자.

수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속임이 발생한다. 가장 흔하게 속이는 것이 조석 즉 손댄 돌을 자연석이라고 속여서 파는 경우다. 조석에는 가공석, 일부 다듬은 돌, 일부 또는 전부 그린 돌, 연마석 등 다양하다. 가공석은 동일하게 생긴 것을 여러 개 만들 수 있으므로 희소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자연석은 동일한 것이 없어서 희소가치가 높다. 공산품처럼 똑같은 것을 무한정 만들어 낼 수 없다. 이럼에도 가공석을 자연석이라고 속여 팔면 폭리를 취하는 것이고 이것은 범죄다.

또 원산지를 속이는 경우다. 국내산 수석이 가격이 조금 더 비싸서 외국산 수석을 국내산이라고 속여 팔 때가 있다. 이것도 범죄고 사기다. 외국산의 돌을 보면 같은 유형의 관통석이나 같은 유형의 문양석, 같은 유형의 변화석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온다. 국내산에는 그러한 것들이 적어서 비슷한 국내산 수석은 비싼 편이다. 그래서 외국산 중에서 석질이나 색감이 국내산과 비슷한 것을 골라 국내산이라고 속여 폭리를 취하는 경우다.

이렇게 속여서 파는 것은 원산지를 속이는 것이고 사기 행각이다. 점잖은 수석을 하는 수석계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곤란하다. 조금 더 이익을 내는 것보다 수석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간혹 문양석에 산만 있고 달이 없어 아쉬워 달을 새겨 넣거나 새를 새겨 넣어 수석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여 비싸게 파는 사람이 있다 한다. 본인은 돈을 벌어서 좋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속은 것을 안 수석인은 실망감에 수석계를 떠날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자.


셋째 연마석을 자연석처럼 연마하지 말자.

연마석은 돌 속의 문양이나 색상은 좋으나 자연석이 없는 경우에 모암을 캐내서 적당한 크기와 형태로 연마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꽃돌이 있다. 초보자들은 자연석과 꽃돌을 구별하지 못하겠지만, 수석을 오래 한 사람들은 돌갗의 매끄러운 정도로 연마석을 식별할 수 있다. 연마석은 기름칠하지 않아도 광택이 나게 해야 하므로 연마를 수석 중에 가장 매끄러운 해석보다도 더 매끄럽게 연마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석을 한 수석인은 연마석을 식별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속이지는 않는다고 하면서 자연석과 비슷하게 모암을 다듬고 연마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연마한다고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유통과정을 여러 단계 거치면서 중간에 한 번 물어보지 않고 매매가 된다면 다음부터는 자연석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마할 때에는 꽃돌처럼 매끄럽게 연마하여 식별이 쉽게 하라는 것이다. 만약에 돌갗의 표면을 자연석처럼 해야 한다면 연마석 밑에 작가명을 각인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한다면 본래 연마 의도대로 몇 단계 유통을 거쳐도 누군가 속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작품성이 좋다면 유명세도 탈 수 있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속이지 않는다 해도 중간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배려했으면 하고 제안하는 바이다.


막상 수석계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니 몇 가지 떠오르지 않는데 최소한 위에 언급한 이런 세 가지 유형이라도 없어야 수석계가 신뢰의 바탕 위에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항상 수준 있는 수석을 해야 한다든지 나아가 수석과 함께 詩書畵시서화를 곁들여서 수석 문화를 향상하고 말 없는 수석과 대화하며 철학적 정신 활동도 영유해 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조석이 많이 나돌면 그 산지의 기존에 나왔던 수석이 죽는다고 한다. 자신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 많은 동료 수석인에게 손해를 끼쳐서야 되겠는가? 우리 수석인은 자연예술 고상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꾸 침체하고 어려워져 간다는 수석계, 다 함께 노력하여 다시 활성화해야 하지 않겠는가.




* 월간수석의 미 2013년 8월호 기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