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남북 외교

개성공단 합의 미흡 후속 조치 보완해야

정의&자유 2013. 8. 15. 17:49

◎ 개성공단 합의 미흡 후속 조치 보완해야

2013.8.15.

 

KBS 캡쳐 사진


   8월 14일 개성공단 7차 실무회담에서 극적으로 남북이 합의하여 개성공단이 정상화하게 되었다. 남북은 △가동 중단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 △신변 안전 보장 및 투자자산 보호 △개성공단 국제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구성·운영 △공단 재가동에 적극 노력 등 5개 항으로 구성된 합의서를 채택했다.고
언론은 전한다.
 

합의문 전문

남과 북은 2013년 7월 6일부터 8월 14일까지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7차례의 당국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

남과 북은 이번 공단 중단으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 보상 및 관련 문제를 앞으로 구성되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한다.

2. 남과 북은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남측 인원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하고, 기업들의 투자 자산을 보호하며, 통행·통신·통관 문제를 해결한다.

① 남과 북은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남측 인원들의 안전한 출입과 체류를 보장한다.
② 남과 북은 개성공단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투자 자산을 보호하고, 위법 행위 발생 시 공동조사, 손해배상 등 분쟁 해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③ 남과 북은 통행·통신·통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면하여 상시적 통행 보장, 인터넷 통신과 이동전화 통신 보장, 통관 절차 간소화와 통관 시간 단축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실무적 문제들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한다.

3. 남과 북은 개성공단 기업들에 대해 국제적 수준의 기업활동 조건을 보장하고 국제적 경제력이 있는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① 남과 북은 외국 기업들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② 남과 북은 개성공단 내에서 적용되는 노무·세무·임금·보험 등 관련 제도를 국제적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③ 남과 북은 생산제품의 제3국 수출 시 특혜관세 인정 등 개성공단을 국제경쟁력이 있는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한다.
④ 남과 북은 공동 해외 투자설명회를 추진하기로 한다.

4. 남과 북은 상기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하여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며 산하에 필요한 분과위원회를 둔다.

이를 위하여 남과 북은 빠른 시일 안에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해당 기구들의 활동을 개시한다.

5. 남과 북은 안전한 출입 및 체류, 투자자산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며 개성공단 기업들이 설비정비를 하고 재가동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2013년 8월 14일
상부의 위임에 따라 개성공단 남북 당국 실무회담 남측 수석대표 김기웅
상부의 위임에 따라 개성공업지구 북남 당국 실무회담 북측 단장 박철수

 



합의 내용 요약을 보면 그간 남북이 줄다리기하다 북한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받아낸 것으로 보이지만 합의서 전문을 보면 남북이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북한이 일방적으로 4월 3일 통행 제한한 책임 소재가 두루뭉술 처리된 것이 아쉽다. 일방적으로 통행을 금지하고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아 장장 133일을 문을 닫게 하여 개성공단 기업에 큰 손실을 끼친 것에 대해 한 마디 사과도 없다는 것이 아쉽다.

일견 과거보다 진일보한 합의 사항을 이끌어낸 것 같지만 3통 문제 해결, 공단 국제화 등 몇 가지 사항을 보면 사실 새로운 것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중단사태 재발 방지와 정상 운영 보장도 남북이 공동으로 주어로 들어가 앞으로도 남북 군사적 긴장관계가 다시 오거나 남측 언론이 북한 존엄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발생한다면 북한은 남한의 책임으로 몰아 다시 중단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 아쉽다.

그래서 합의 결과를 보고는 좌익 진영에서는 그 정도 결과를 얻어내려 그렇게 오래 애를 먹였느냐고 하면서 내심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우익 진영은 겉으로는 수고했다고는 하지만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과 일방적으로 공단을 폐쇄한 것에 대해 한 마디 사과도 듣지 못하고 북한에 백기 들고 끌려가는 듯한 모양새에 결렬된 것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남과 북은 아직 휴전 중이다. 휴전도 평화적인 상태가 아니고 아주 불안하고 지난 6월 개정한 북한 가장 상위 규범인 노동당의 유일사상 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보면 적화통일과 핵 무력을 분명히 명시하였다. 한국과 주변국은 한반도에서 평화 통일을 선호하지만, 북한은 선군정치를 주요 전략으로 하며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무력 투쟁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런 적대적인 국가와의 관계에서는 비군사적 경제적인 관계도 전략적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지형적으로 개성공단은 북한 지역에 위치하여 언제라도 북한이 의도하면 개성공단 전체가 통제되어 인질이 될 수 있다. 개성공단이 실지 통제로 중단되기도 하였고 이런 상황에서는 남북 대등한 합의보다는 북한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해야 했다. 그리고 북한처럼 김씨 왕조인 전제주의 국가에서는 왕의 친서나 날인 또는 사인이 된 것만이(즉 어명만이) 북한 지역에서 강력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남북이 합의한 것, 아니 국제적으로도 합의한 것 뒤엎는 것 여반장처럼 쉽게 하는 나라다.

우리가 북한과 교류를 확대하고 긴장관계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통일로 가는 순방향이고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이 한쪽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모두 뒤엎는다면 한 발짝도 앞으로 갈 수 없다. 일단 남북이 합의하였으니 과연 북한이 이번에는 과거와 다르게 성실하게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지 또 한 번 지켜보자. 그리고 현 정부는 별로 크게 얻은 것도 없는 합의 사항에 너무 고무되어서 금강산 관광 등 경협을 조급하게 서둘지 말아야 한다. 남쪽에서 들어가는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도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일단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문 진행사항을 지켜보자. DMZ 평화공원 조성도 그렇게 급한 일이 아니다. 만약 남북 합의하여 진행하더라도 안전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 개발을 최소화하여 순수 자연 상태의 공원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내려서 들어가 보는 것보다 관광 버스로 순회하며 관광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가 첫발을 내디뎠다고 보도하고 있다. 기왕 합의하였으니 남북관계 발전에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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