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석을 돋보이게 하는 연출 1
우리가 산지에서 탐석 할 때 돌이 기묘하게 생겼으면 그 자체로 금방 좋은 수석이라고 판단이 서지만 평범한 보통 수준의 수석은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마음속으로 연출을 해보고 수석감으로 손색이 없을 때 선택한다. 그리고 집으로 가져와서는 깨끗하게 닦고 양석을 한 후 좌대나 수반에 제대로 연출하여 감상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심사숙고하여 귀히 모셔온 수석을 연출을 제대로 하여 장식장에 전시해 놓아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방바닥 한구석에 그냥 처박아두면 그것은 이미 수석이 아니고 굴러다니는 돌멩이일 뿐이다. 수석으로 가져온 것을 돌멩이처럼 대우한다면 선택하여 귀하게 모셔온 수석에 대단한 결례다. 심사숙고하여 가져온 수석을 좌대나 지반 등을 이용하여 잘 연출해서 전시해 놓아야 비로소 멋진 수석이 된다.

그림1, 석명: 여로, 크기: 11x12x6, 산지: 비안도, 소장자: 백대철
여기서 수석 연출시 주의할 점은 수석보다 너무 과도하게 크거나 화려하게 좌대나 지판을 사용한다면 옥상옥이 되거나 주객이 전도되는 연출이 된다. 예를 들어 새 한 마리 연출하기 위해 화려한 고사목을 이용하여 연출하면 새 형상의 수석은 작은데 연출에 이용하는 나무가 커서 감상자들이 수석보다는 고사목에 시선을 빼앗겨 수석보다는 고사목이 멋있다고 감탄사를 연발할 수 있다. 그래서 수석을 연출할 때 좌대나 지판이 너무 크거나 화려하지 않게 수석을 돋보이게 연출해야 한다.
필자가 전시장에 다니면서 아주 특이하게 연출을 잘 되었다고 기억나는 것을 이곳에 소개하여 잘된 연출의 노하우를 모든 수석인이 함께 공유하며 활용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올려본다. 여건상 소장자들에게 일일이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 소장자께서는 너그러운 양해를 바랍니다. 그림1은 2004년 12월에 인천 일광수석회 창립 2주년 제2회 회원전에서 전시된 수석인데 수석의 석명과 연출이 아주 멋지게 부합하여 기억에 남는 연출이다.
석명이 여로인데 지판을 기나긴 인생길처럼 길과 같이 만들어 연출하였고 해석을 맨 끝에 놓아 긴 여정의 인생길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누구나 연출한 것을 보면 소장자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는 연출이었다. 말 없는 연출 속에 감상자들은 기나긴 인생길을 걸어가다 잠시 멈춰 뒤돌아보며 생각에 잠긴 모습임을 느끼게 된다.

그림2, 석명: 독수리, 크기: 17x14, 산지: 남한강, 소장자: 윤규택
이 정도의 연출이면 수석인들은 '느낌 아니까' 금방 연출 작품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다음 그림2는 2007년 10월 14회 서울 수석연합회 전시회에 출품한 독수리다. 일반적 새가 나무에 앉아 있는 나무 연출은 나무도 멋을 내어 고사목을 이용할 때가 많은데 보통 고사목이 수석과 비교하면 상당히 크다. 즉 수석보다 고사목이 매우 커서 새가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연출에서는 최대한 꼭 필요한 만큼 새가 앉아 있는 만큼만 나무로 연출하였다. 이렇게 연출해 놓으니 독수리의 위용도 더욱 돋보여서 수석의 가치도 올라가는 훌륭한 작품이 되었다. 이 연출 또한 수석의 가치를 더 향상시켜주는 좋은 연출이라 할 수 있다. 다음 그림 3은 '02년 10월 제5회 노원수석연합회 회원전에 출품되었던 '고향생각'이다.
최근에는 많이 시도하는 연출로 여러 단지석을 모아서 시골 장독대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연출이다. 이 연출도 처음 전시장에 연출되었을 때에는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고 하였던가? 요즈음은 종종 시도되니 과거처럼 신선하게 주목 받지는 못하지만 넓은 지판 한쪽에 단지석을 모아놓아 마당 한쪽의 시골 장독대를 연상시키는 좋은 연출이라 볼 수 있다.
 그림3, 석명: 고향 생각, 산지: 소청도, 크기: 中 8x11x5.5, 소장자: 유인상
* 월간수석의 미 2014년 4월호 기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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