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취미/수석의미 기고

수석 연출의 묘미, 만족

정의&자유 2015. 4. 1. 22:29


♣ 수석 연출의 묘미, 만족

2014. 4.1.

 

   며칠 전 모처럼 세호수석에 들렀는데 소품 수석 하나를 보여준다. 자세히 보니 한쪽이 구부러진 고리 모양으로 특이하게 생겼다. 그러나 별 연출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런데 선물로 주신다고 하여 집어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며 혹시 연출이 되지 않을까 궁리해보았다, (연출1)

우리가 고스톱에서 사사구통 하면 여러 가지 약을 많이 해왔으나 모든 약에서 하나가 부족하여 날듯 말듯 하면서 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멍텅구리 하면 약도 없는 열끝짜리가 주로 모여 점수가 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수석에서 동서남북 좌우 상하로 돌려봐도 연출이 되지 않을 때 사사구통이다, 멍텅구리다라고 하기도 한다.
 

 

 

 

연출 1 연출 2 연출 3


이 수석이 꼭 멍텅구리에 사사구통이다. 연출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소품이라 그냥 호주머니에 넣고 집에 와서 또다시 돌려가며 궁리했다. 고리 부분을 위로 해도 마땅치 않다. (연출2) 가장 적당할 것이 단봉산에 혹바위로 연출하는 것인데 혹바위 부분이 단봉산에 비해 매우 커서 너무 부자연스럽다. (연출3)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밑자리가 약간 좋지 않아도 거시기 연출이 눈에 들어왔다.

거시기라면 산수경석과 인물석 또는 물형석은 아니어도 석인이라면 그래도 관심이 많은 유형이다. 그런데 거시기로 보려니 빳빳이 서 있어야 하는데 꼬부라져 있다. 그래서 거시기 후의 거시기로 보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석명을 만족으로 했다. 석명까지 지었으니 연출을 해야 하는데 석인에 따라 금방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어 좌대를 신발로 구상했다. 좌대가 신발이라면 물어보지 않아도 석인이면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신발 방향은 거시기 방향으로만 하려니 너무 한쪽이 강조되는 듯해서 양쪽 방향으로 했다. 또 신발을 확실하게 인식시키기 위해서 칠하지 않기로 했다. 최종 구상을 끝내고 세호수석에 들러 좌대를 설명하고 제작에 들어갔다. 세호로부터 좌대가 다 되었다고 하여 세호수석에 들렀는데 신이 생각보다 좀 컸다. 필자는 난쟁이라도 높이가 낮은 신을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하반신에 있는 거시기의 높이를 맞추려고 한 것 같다.
 

 

 

석명: 만족, 크기: 11x10x4.5, 산지: 남한강


높이를 맞추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찾아와서 인터넷에 올렸다. 반응은 좋았는데 다른 분에게 보여주니 좌대가 좀 큰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역시 마음이 흔들린다. 다시 가서 높이를 낮추라고 부탁을 하니 그 정도 높이라야 한다고 한다. 거기서 막혔는데 다시 돌파구가 생겼다. 신발이라고 색 이미지를 단절시킬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미치자 검은색으로 칠하여 이미지를 확장하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색을 칠하니 신발이 덜 눈에 띄어 하반신 일부처럼 보여서 자연스러워졌다. 요즈음은 산지가 고갈되어서 좋은 수석괴 새로운 석연을 맺기가 힘들다. 주변에 굴러다니는 이런 사사구통 멍텅구리 수석을 잘 궁리하여 연출에 성공한다면 좋은 수석과 새롭게 석연을 맺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창의력이 필요하다. 오늘 '만족' 수석과 대회를 해보았다.

 

* 수석의 미 2015년 4월호 기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