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사드에 개그라니 엉뚱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런데 그 발단은 방송인 김제동 씨의 성주 관련 발언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연예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 뭐 항상 반정부 발언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연예인 중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이번 성주에서 발언을 보더라도 사드 배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고 일반 법 지식에 더해 개그맨 출신으로 사드 개그성 발언에 화난 성주 군민들을 위문하러 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실 논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는데 이것이 정치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니 대한민국이 사드 개그가 되어 답답한 마음에 몇 자 기술해본다.
대표적으로 한 말을 보니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에서 “뻑하면 종북(從北)이란다. 여러분들도 이제 종북 소리 듣지 않느냐. 하도 종북이라고 해서 ‘난 경북(慶北)이다. 이XX들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종북이 아니고 경북이란다. 역시 연예인답게 언어 사용이 화려하다. 종북이 아니고 경북이라니 개그다. 그러나 '이XX들아'는 나가도 너무 나갔다. 본인도 문제를 잘 알고 헤드라인 기사에 앞뒤 잘라버리고 욕만 나갈 것이라고까지 예상했는데 이것은 뭐 머리가 좋다고 해야 하는지 말 잘하는 방송인으로 앞뒤 안 가리고 너무 막 나간다.
혼자 말할 때와 대중 앞에 설 때는 언어 사용에 신중히 해야 한다. 아무도 성주 군민이 시위하는 것에 종북이라 하지 않았다. 너무 확대하여 호도하지 말라. 다만 통진당은 종북 정당으로 재판에 의해 해산되었다. 통진당 출신이 그렇다는 것이다. 또 단골 시위꾼 반정부 단체를 지칭한다. 괜히 성주 군민을 자극하지 말라. 그리고 외부세력은 성주에 주민등록이 돼 있지 않은 사람은 모두 외부세력으로 박 대통령과 국무총리도 외부세력이고 그들은 성주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또한 "진짜 외부세력이 무엇이냐. 사드는 주민등록증이 대한민국으로 되어있지 않다. 지금 성주에서 외부세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드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정말로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외부세력이라고 말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국가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 사드를 배치해야 할 행정부 최고 수장으로 사드 배치 지역의 성주 군민과 협의 해결해야 할 당사자다. 그래서 이것 또한 개그다. 여기 말 장난 개그 하나 추가다. 외부세력은 현재 성주에 살지 않는 김제동 연예인 같은 사람이 진짜 외부세력이다. 그리고 사드가 외부세력이라니 또 하나 개그 추가다. 재미로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심각한 국가 안보 문제에 말 같고 너무 장난한다. 대안을 내라는 것도 북한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 가장 적절한 방법이 사드로 판단하여 결정한 것이다. 그것을 반대하니까 반대만 하지 말고 대안을 대라는 것인데 이것 또한 무슨 말장난인가?
기껏 대안이 외교라고 했는데 여태껏 좌우 정권을 넘나들며 그간 다양한 방법으로 6자 회담 등 대화를 해오다 안 되어 결국, 북한 핵미사일 개발이 완료 직전 단계까지 오니 할 수 없이 이제는 대책을 서둘러 세워나가는 것이다. 외교부에 가서 과거부터 한 것들을 한번 살펴보고 예기하라. 외교부까지 갈 필요 없이 인터넷만 찾아봐도 무수히 나올 것이다. 자꾸 실패했던 옛날 방식을 말해서 무엇 하나? 그리고 그것은 성주 군민에게 대안을 찾으라는 것도 아니고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야권 인사들에게 하는 것이다. 괜히 성주 군민에게 가서 성주 군민에게 말 한 것처럼 쓸데없이 호도하지 말라. 왜 선동하나? 뭐 사드 관련 기술적인 문제라든지 이런 것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서 이렇게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참 말은 잘한다. 사드와 관련 전문적인 이야기 하나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듣고 흠뻑 빠져들겠다. 그래서 우민 정치가 무서운 것이고 선동 정치가 무서운 것이다. 연예인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는데 영국의 브렉시트 우민 선거결과도 있었고 해서 김제동 씨 발언을 보니 사실 심히 우려 된다. 성주 사드 배치 갈등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면서 성주 군민들 감정을 자극하여 정부에 대한 불신만 키워 놓았다. 갈등 해결이 아니고 갈등을 키운다. 성주 사드 배치 해결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니 당연한 결과다. 뭐 새롭게 기술적인 문제를 제기한 사안은 없고 한 마디로 성주에 가서 개그 하는 연예인으로 말 개그를 하여 웃기며 성주 군민 위로 공연을 한 것이다. 한 편의 위로 공연일 뿐이다.
다만 문제는 야권의 반응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8일 자신의 SNS에 “김제동 씨의 탁월한 헌법 실력과 논리에 감탄한다. 그의 정확한 진단과 화술에 경탄한다”며 “박 대통령께서도 개그맨 김제동 씨의 성주 방문 유튜브 영상을 한 번 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고 적었다.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통합위원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똑같은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새누리당, 우리나라 집권여당의 수준이 이러니 나라 꼴이 한심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죠”라며 “제발 김제동 씨 좀 보고 배우세요”라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아무한테나 종북종북 하지 마라. 김제동이 경북이라면 나는 종과 북을 좋아하는 종북이다. 어쩌라구?”,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지 대한미국 국민이 아니다. 사드가 외부세력이지 국민이 외부세력이 아니다. 김제동 힘내라~무한 폭풍 응원 RT”라고 말했다.
김제동 씨가 외부세력 말했지만, 우리의 국가 안보 문제는 사실 외부세력 주변 4강이 아니다. 우리 내부의 극심한 당파 싸움이 문제다. 지금 미 중간의 갈등이 커지자 다시 한반도에 구한말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정치권이 이렇게 좌우로 나뉘어 이념 논쟁하고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보면 아무런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여야가 마음을 열어놓고 실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찾아야 한다. 연예인이 한 말에 정치권이 종북이 아니고 경북, 사드가 외부세력, 종북 종북 종과 북 뭐 이런 식으로 사드 개그가 되어서야! 전문가가 나서야 하는데 연예인이 나서고 여기에 사회 지도자급인 정치인들마저 동조하고 나서니 한국은 현재 한창 사드 개그 중이다. 정말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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