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과 비핵화 회담에서 반드시 북핵 리스트 먼저 요구해야
KBS 캡처 사진
♣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 회담에서 반드시 북핵 리스트 먼저 요구해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보도된 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에 북한 핵무기에 대한 신고 요구를 미루고, 협상의 다음 단계로서 북한 핵심 핵 시설(영변)의 검증된 폐쇄를 받아들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처음부터 (핵) 리스트를 요구하는 것은 그 후 이어질 검증과 관련한 논란 속에 협상을 교착시킬 위험성이 있다"고 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 외교부 장관이 '핵 리스트 신고·검증을 후순위로 미루자'고 공개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한 정부 공식 입장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종전 선언을 해주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는 북한 측 제안을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북한 핵 신고·검증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추진해온 비핵화 핵심 프로세스로 이와 완전히 배치된다. 한국 정부가 점점 북한의 대변자가 되고 당사자임에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북한이 폐기하겠다는 영변 원자로는 플루토늄 생산 시설로 이미 북은 핵무기를 고농축 우라늄탄으로 바꾼 지 오래다. 영변 원자로 역시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미사일 발사대처럼 사실상 쓸모를 다한 노후 시설이다. 미국 전문가는 이를 '고철'로 평가하고 있고 북한 핵무기 시설의 1% 정도로 여기고 있는 데 이를 폐기하는 조건으로 비가역적인 종전 선언과 바꾸자고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 정부가 비핵화 의지가 없거나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북한 정권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비핵화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 비핵화 전체를 놓고 종전 선언과 체제 보장을 말해야지 이미 노후화된 핵 시설만 폐기 조건으로 체제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렇게 하면 북 핵 시설과 무기의 전체적인 규모도 모르고 종전 선언한 후 협상하는 꼴이 되어 미국은 북한에 계속 끌려다닌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북한이 종전 선언 이후 비핵화를 진행하지 않으면 막을 수도 없고 다시 속는 과거 전철을 또다시 반복하게 된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진짜 중요한 핵탄두나 고농축우라늄 시설은
논의조차 해보지 못한다. 북한은 여기에 더 나아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는 결코 미국에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구걸하지 않을 것이다. 화해의 손길에 가시 몽둥이로 나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인사불성으로 무례·무도한 처사냐"라고 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북한이 초보적 비핵화 조치의 대가로 미국에 종전 선언을 요구해온 기존 태도를 수정해 대북 제재의 이완·해제까지 받아내겠다는 의도 같다"고 한 것처럼 한발 더 나아가 11월 6일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의 미국을 궁지로 몰려 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국제 사회의 북한 비핵화는 물 건너간다. 북한은 제재 해제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국은 대북 제재를 해제할 필요가 없고 방북을 앞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시간 싸움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 중간 선거에 연연하지 말고 시간을 갖고 비핵화 리스트를 받고 북한과 협상에 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