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숭의전
연천 지인이 임진강변 부근에 석실을 꾸몄다고 하여 10월 12일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문산역에서 적성 가는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마중 나온다고 하였다. 초행길이라 헷갈렸지만 적성 시장에서 내리니 마침 마중나와 계셨다. 가는 중에 조선 시대 때 고려 왕족과 충신들을 제향하던 사당인 숭의전이 있다며 가까우니 잠시 들렀다 가자고 하신다. 필자를 제외한 일행들이 모두 인문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 들르기로 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숭의전은 임진강과 한탄강 합수머리 조금 하류 쪽에 있었다. 숭의전! 개혁파를 누르고 혁명파가 474년의 고려 왕조를 멸하고 조선 왕조를 세웠지만 조선이 고려 왕족 태조 왕건을 비롯 4명의 왕과 충신들의 사당을 짓고 제향한 것은 어떤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일까? 고려가 멸망하지 않았다면 한국의 영토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만주벌판까지 이를 것이다. 역사에 가정만큼 허무한 것은 없겠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더구나 조선은 말년에 외침에 흔들리다 일제에 강제합병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갓 83년 짧은 인생인 인간의 욕심과 권력 다툼이 대한민국의 긴 역사를 망쳐놓았는지 모른다. 인생무상, 권력 무상이다. 여기에 고려 망국의 한을 읊은 야은 길재와 원천석의 시조를 인용한다
야은冶隱 길재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원천석元天錫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牧笛목적에 담겼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더라
경기둘레길 10코스 관광 안내판
주차장 우측으로 올라갔다.
숭의전 입구
숭의전 설명 안내뭍
숭의전 내부 중앙 태조 왕건의 영정과 위패
위패를 모신 배신청
이안청, 위패를 잠시 모셔두는 공간
잠두봉 절벽(위 사진)에 정조 13년(1789)에 마천군수 한문홍이 숭의전 수리를 마치고 세긴 '증작숭의전' 시
고려 왕조의 영화와 쇠락속의 무상함을 노래.
앙암재, 제관들이 제례 준비하는 곳
태조 왕건의 묘지 사진과 붓글씨 친필. 달필이다
내려올 때는 주차장 왼쪽으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