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망스러운 싸움판 국회
2009.1.8.
지난해 12월 10일 개회되었던 이번 임시국회는 4주 동안 해머와 소화기를 동원하는 난투극과 깡패를 자처하겠다는 정당의 대표가 책상 위에서 난동을 부리는 최악의 의정활동을 여과 없이 국민에게 2년에 걸쳐 보여 주었다. 이런 국회 난투 장면은 연말 특집으로 한국식 싸움판 민주주의라 하여 전 세계에 알려졌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번 임시 국회가 도대체 어떻게 끝날 것인지 가만 지켜보았다. 결국, 소수 야당의 생떼에 다수 여당이 두 손 들고 항복하며 야당의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들어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법안 처리에 대한 타결을 힘들게 이끌어낸 것은 예견되었던 최악의 상황은 그나마 피하였지만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주며 미국발 금융위기 경기침체 속에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커다란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한국식 싸움판 민주주의란 어떤 의미인가? 대화와 조정 다수결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독선과 폭언 그리고 패거리 폭력에 의한 최악의 저급하고 후진적인 민주주의를 말한다. 과거 군사 독재정권 시절 정치 깡패 시대로 회귀한 느낌이다. 이런 싸움판 국회도 민주주의라 불리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지 모른다.
우리는 언제부터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 하고, 내가 싫으면 사회규범, 법, 다수의 생각과 관계없이 무조건 안 되는 이런 시끄러운 강경 소수가 지배하는 사회, 이성보다는 감정에 좌우되는 애들 같은 사회, 거기다 제도권의 국회가 이런 소수 강경파 눈치나 보며 끌려 다녀서는 우리의 민주주의는 후진성을 면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 왜 이런가! 세상에는 자신에겐 관대하지만, 타인에게는 무척 가혹한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 한 번 틀어지면 그 사람이 잘해도 반대, 못해도 반대다. 그렇다고 자신이 항상 옳으냐? 그렇지도 않다. 본래 인간이 불완전하여 잘못할 수도 있는데 무조건 맞거나 모두 찬성은 있을 수 없다. 이 반대 상황도 매한가지다.
그러나 소수 강경파는 그렇지 않다. 인터넷 댓글을 들어가서 한번 보라. 광우병 촛불 시위로 인터넷의 위력에 놀라 댓글에 한동안 관심을 둬 보았는데 이젠 기사 제목만 봐도 어떤 댓글이 달릴지 예측이 된다. 내용 있는 글보다는 욕과 비판적인 글로 도배되어 있으며 천편일률적이어서 거의 인터넷 쓰레기 수준이다. 이젠 댓글의 효용성에 의문이 생긴다.
정치권이 이런데 끌려 다녀서야 되겠는가. 지금도 다수 국민을 보라. 경제 여건이 어려워 살아남으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가? 어디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시간이 있는가? 자투리 시간에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며 가슴을 칠 뿐이다.
그러면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국민이 원하는 정치는 무엇인가? 에 대해서 살펴보자. 본 블로그 지난 12월 14일 자 '실망스러운 정치권,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마저 채워보고자 한다.
1. 여야 협상 전략
사회 갈등이 있는 법안에 대해 국회에서 잘 협의가 되지 않으면 그대로 사회 갈등으로 표출된다. 이런 점에서 국회의원은 무거운 사명감으로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이번처럼 싸움판을 연출한다면, 마지막까지 그렇게 되었다면 각 정당 지지세력들이 또 한 번 거리로 나서서 장외 싸움이 되었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국가적 낭비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시절 국민의 심판을 받아 소수가 된 만큼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소수이지만 치열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민주당 지지세력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그냥 힘없이 밀려도, 싸움판이 되어 여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통과되어도 어느 경우나 야당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다면 있으나 마나 한 정당이다. 또 강경하게 대응한다고 협상 시간을 자꾸 까먹고 시한에 쫓겨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고 법안 통과가 된다면 지지세력으로부터 불만을 살 것이다.
집권 한나라당은 이번 다수당이 된 것은 한나라당이 잘하여 국민이 많이 뽑아준 것이 아님을 유념해서 항상 조심스럽게 국민을 섬겨야 한다. 다수의 유혹에 빠져 법안 상정 시한까지 논의가 안 되면 그냥 표결에 부치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날치기는 사회 갈등을 심화시킨다.
종부세가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필자도 종부세 인하에 대해 반대한 사람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세율만큼은 양보하지 않았으면 하였는데 여야 합의에 통과되었다고 하니 아쉽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모두 지지세력으로부터 부족하다고 비난을 받았지만, 필자는 그래도 양당이 오랜 시간 협의한 만큼 나름대로 노력한 것을 인정한다. 이런 것이 여야 협상의 좋은 예가 되고 국회가 갈등의 완충 역할을 한 하나의 좋은 사례일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다. 막판까지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표결에 부쳐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다. 양당은 소수 과격파에 휘둘리지 말고 다수 국민을 상대로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국회에서 폭언과 폭력은 금물이다. 정당이 깡패 집단이 아니지 않은가! 후진국형 저급한 한국식 싸움판 민주주의 이제 탈피하자.
2. 차악보다는 최선을
대표적으로 참여정부 시절 참여정부 인사의 불법을 국민이 나무라면 과거 한나라당은 더 나빴음으로 한나라당에 비하면 1/10뿐이 되지 않으니 과거의 한나라당이 더 나쁘다는 논리로 현재의 잘못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가장 잘못한 최악이 정치의 기준이 되어 모든 분야가 차악이 되는 추악한 정치상황이 되어 간다.
국민은 정치가 점점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이지 과거의 가장 잘못한 악보다 덜 잘못하면 봐줄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송아지 도둑이든 소도둑이든 도둑은 도둑이고 나쁜 것은 나쁜 것이다. 왜 이를 참여정부 시절 당시에 거론하지 않았느냐? 하면 대통령이 워낙 시끄러운 분이라 함께 떠들면 더 시끄러울 것 같아 이제야 거론한다.
여야를 떠나 과거 한국 정치사에서 차악보다는 가장 잘하였던 것을 최선으로 하여 활동하였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뒤처진 부분이 정치다. 그렇게 해야 정치가 발전해 간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경제성장으로 이제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선진국 사례 중에서 좋은 부분은 자꾸 도입하여 적용해야 할 것이다.
3. 국회의 책임 있는 국정조사
국민의 큰 관심 속에 지난해 11월 6일 시작한 국회의 쌀 직불금 국정조사가 2차에 걸친 기간연장에도 여야 정치 쟁점에 아무런 소득 없이 12월 23일 기간이 만료되는 허무한 결과를 낳았다. 이것은 지금도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국민으로서 궁금할 뿐이고 정치권의 무능함에 농민의 마음은 썩어가고 국민은 배신감을 느낄 뿐이다.
국회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남발하지 마라. 그리고 일단 시작한 국정조사는 자당의 정치적인 이익보다는 문제의 본질을 끄집어 내고 개선하려는 쪽에 치중해야 한다. 실질적인 일하는 국회이어야 한다. 또 한 번 이와 같은 무능한 상황이 재연된다면 국민이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쌀 직불금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국회는 문제를 제기한 이상 끝을 맺어 주어야 한다. 국민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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