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취미/수석의미 기고

한국 수석용어의 고찰

정의&자유 2011. 1. 18. 14:06

 


♣ 한국 수석용어의 고찰

 

  부천 수석박물관은 전시회와 함께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부천 수석박물관에서 개관 6주년 기념 특별초대전 개막식이 부천시 수석인연합회와 함께 10월 16일 개최되었으며 오후 2시부터는 제4회 부천 수석박물관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는데 이번 주제는 '수석 용어의 올바른 이해'였다.

고대 수석문화는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전파되었다고 하지만 현대 수석문화는 일제강점기와 50년대 625전쟁을 거치며 침체하였다가 1960년대 일본의 현대 수석문화가 유입되었다고 한다. 그때 일본 수석 이론들이 번역되어 한국에 많이 유입되었다.

그래서 뜻있는 수석인들은 우리의 수석 이론이 일본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수석 용어를 우리 것으로 체계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어서 모두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아무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부천 수석박물관에서 심포지엄 주제로 '수석 용어의 올바른 이해'를 다루며 수석 용어에 대한 화두를 수석계에 던졌다. 수석용어와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된 이유에 대해 부천 수석박물관 중암 정철환 관장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수석문화를 쟁점으로 하는 학술적인 심포지엄을 개최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우리 수석계의 이론적 체계는 미약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박물관의 역할이 유물을 수집정리하고 연구하여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하는 기관이다 보니 수석을 하나의 예술품으로서 분석하고 연구하여 그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수석 용어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을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로 4회째 맞이한 이번 심포지엄은 2010년 우리 수석 문화를 다시 시작하는 맘으로 수석 용어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철환 관장님 말씀처럼 이제는 수석 용어를 재정립하는데 수석계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 여겨지며 필자도 평소 그와 같은 생각을 해왔기에 '월간수석의 미'를 통하여 함께 해결의 방법을 찾아보고자 수석계에 조심스럽게 필자 의견을 제시해 본다.

우리 수석계는 나름대로 일본 용어에서 탈피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일본이 1987년부터 사용해 온 水石을 서울석우회 이해선님과 분재수석 장준근님의 주장으로 壽石으로 바꾸어 사용해 오고 있다. 수석이 물과 인연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무생물인 존재로 여기기보다는 오랜 세월 양석하며 고태미가 생기는 수석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다 보니 수석에서 생명력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또 심포지엄에서 한수연우회 소민 윤종오 자문님은 좋은 신조어로 돌의 피부를 뜻하는 돌갗과 수문의 요철을 뜻하는 배들이를 뽑으셨다. 이렇게 나름대로 일본 문화에서 탈피하려고 개별적으로 노력하였으나 단편적이고 일회적이어서 양과 질적으로 폭넓게 확대되지 못해 수석인들이 피부적으로 느끼지 못했다고 본다.

아래 개인적으로 노력한 흔적의 일례다. 2003년 7월 20일 당시 한국그림돌연구원의 회원이었던 예전님의 '수석 용어의 우리말 사용小考'에 대한 자료가 있어 이곳에 인용한다.

 

 


석명: 쌍봉산수화, 크기: 14x11x4, 산지: 영월




수석 용어의 우리말 사용小考 / 예전

수석 용어나 난 용어들이 너무나 한자식 용어 또는 일본식 용어가 난무한 현실에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보려는 취지 아래 제 나름대로 우리말 사랑운동을 펼쳐보고자 합니다. 일부 모임에서는 기존의 문양석을 그림돌로 명명화하는 데 성공하여 이젠 거의 그림돌로 사용되는 고무적인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이에 뜻한 바 있어 수석용어 우리말화 운동을 펼치고자 하오니 부디 수석과 우리말을 사랑하시는 님들의 적극적인 협조 바랍니다. 아울러 난계에서도 뜻있는 분들이 우리말 살리기 운동을 이미 펼친 바 있고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용어를 정의함에 최대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리고 또한 부르기도 쉬운 말들로 이름 지우고자 합니다.

 

현 수석용어 변경 희망 현 수석용어 변경 희망
문양석 그림돌 추상석 느낌돌
수석전시회 돌차림마당 연출 돌차림
좌대 바치미(받침이) 양석 돌기름
모암 돌매무새 자구리 골매,골자개
탐석 돌맞이 석우 돌벗
수마 물벼리,물씻김 오석 검매돌
청석 푸름돌 개구리청석 개구리푸름돌
청오석 검푸름돌 쬬코미석 갈매아르미돌
개옥석 버금옥돌 이피석 누리돌
호박석 차누리돌 미석 아르미돌
개미석 버금아르미돌 관통석 맞보임돌
관통 맞보임 호수석 물고임돌
평원석 큰누리돌 산수경석 두메산돌
토파석 구릉돌 형상석 몸가짐돌
일출문양석 해오름돌 월출문양석 달오름돌
폭포석 물내림돌 계류형폭포 시내돌


이 글은 아쉽게도 수석계에 널리 파급되지 못하고 하나의 의견으로 그냥 묻혔다. 필자가 내용이 좋아 복사하여 자료로 보관했었는데 이곳에 인용하여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보고자 한다. 이 분의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자는 것은 아니고 이런 방향으로 폭넓게 뜻있는 분들이 모여 진행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보다 앞선 기술과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문화와 기술이 취약하면 선진 외국에 나가 배워서 국내에 보급하여 우리나라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기술과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되었다면 우리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1960년대 일본으로부터 현대 수석문화가 유입되었다고 하는데 벌써 50여 년이 흘렀다. 50이면 청년의 시기도 지나고 벌써 중년이다. 이제는 어떤 움직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필자가 직장에서 제품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담당할 때 쉽고 재미있는 사용설명서에 대해 신경 쓰며 일을 하였다.

당시에 한글화와 한글 다듬기가 다른 것을 알았다. 한글화는 외래어를 정해진 한글 표기법으로 표기하는 것이고 한글 다듬기는 순수한 우리말로 다듬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외래어는 나름대로 한글로 안을 만들고 내부 의견을 거친 다음 한글 학회에 보내 조언을 받아 한글 다듬기를 진행해 나갔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한글 다듬기라는 말은 검색되지 않고 우리말 다듬기로 검색된다. 아마도 우리말 다듬기로 바뀌어 사용하나 보다.

남북한을 비교하면 남한이 우월한 부분이 많지만 아마도 우리말 다듬기는 북한이 남한보다 낫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가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말 다듬기의 어려움은 그간 접한 외래어에 익숙하다 보니 새로 다듬은 우리말이 생소하게 들려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인데 이의 극복도 하나의 과제다. 참고로 북한 축구 용어 일부를 소개한다.


남북 축구 용어

남한 북한 남한 북한
골 키퍼 문지기 오버헤드 킥 머리넘겨차기
오프 사이드 공격어김 크로스 바 가로막대
트래핑 멈추기 핸들링 손 다치기
프리 킥 벌차기 센터링 중앙으로 꺽어차기
패스 연락 드리볼 공몰기
옐로 카드 경고표 헤딩 머리받기
차넣기 골 포스트 축구문

 


석명: 12, 크기: 9x7x2, 산지: 남한강



우리가 외래어를 우리말 다듬기를 추진한다 해도 모든 외래어를 다듬자는 것은 아니다. 수석은 한국, 일본, 중국 동양 삼국이 고대 때부터 즐겨오던 문화다. 세계화 시대에 서로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 국제간 문화 교류에 편리성도 있다.

일례로 교육과정평가원은 올 1월 28일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89.1%, 교사 77.3%가 초등학교 한자교육에 찬성했다."라며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한자교육을 넣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교육부에 냈다고 한다.

동양 삼국을 여행하다 보면 한자를 알면 편하다. 한자로 쓰여진 간판만 보아도 어떤 곳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세계화되어가며 초등학교 때부터의 한자 교육의 필요성이 증가하였음을 통계가 말해준다. 특히나 전문 분야는 일반인들이 접할 가능성이 작고 국제간 정보 교환을 위해 비록 한글화는 되어도 외래어를 그냥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전문 용어나 국제간 교류가 빈번한 분야는 굳이 우리말 다듬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러한 용어도 일반인들이 다수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말 다듬기를 해야 한다. 역사적인 특성상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는 국민 다수가 많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 최근 우리 땅 지역명이나 전철역을 외래어로 표기할 때가 있는데 이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 수석계에도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신 분이 많은 것 같다. 큰 수석단체와 유명 국어국문학 전공 수석인들이 모여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석용어의 우리말 다듬기와 한글화를 추진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큰 수석 단체의 의견 수렴과 한글학회의 조언을 받아 결정하면 모든 수석인들이 군말 없이 사용하였으면 한다.

처음 언어를 바꾸어 사용하면 북한 축구 용어가 생소하게 느껴지듯이 생소하여 반발이 있을 것이다. 새롭게 표준화된 수석용어를 양대 수석 월간지와 각 인터넷사이트 운영자에게 보급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쉽게 보급되리라 본다. 물론 지금 이 의견은 필자 한 개인의 생각이고 한 사람의 제안일 뿐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작은 울림이 모이고 모이면 큰 울림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부천 수석박물관 제4회 심포지엄 자료
             예전, '수석 용어의 우리말 사용小考'
             북한 축구 용어, 인터넷 자료


 * 월간 수석의미 2010년 12월호 기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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