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사는 이야기

신묘년 한해 보내기가 마지막 날까지 쉽지 않았다.

정의&자유 2011. 12. 31. 22:43


♣ 신묘년 한해 보내기가 마지막 날까지 쉽지 않았다.

2011.12.31.

  광명의 ㅇㅇㅇ 아파트가 난방시설 고장으로 2천2백 가구가 추위에 떤다고 어제 방송에 나온 적이 있다. 사실 28일 밖이 소란스러워 내다보니 관리 사무소 옆 난방시설 일부가 터져서 하얀 증기가 하늘 높이 치솟고 소방차가 불이 난 줄 알고 여러 대가 와서 경광등을 돌리며 요란하였다. 배관 시설 노후로 녹이 슬어 압력이 높아져서 밸브가 터져 생긴 문제라고 한다.

다행히 수습은 빨리 되고 하루 정도 지나니 더운물 공급이 정상적으로 된다고는 하는데 이젠 난방이 문제다. 일단 끊어졌다가 다시 가동되었으나 각 아파트 난방시설이 낡기도 하고 가스와 물을 빼줘야 한다고 한다. 하루 이틀은 온기가 남아 있어 그럭저럭 견딜 만하였는데 아내가 신묘년 마지막 날 31일 오늘은 참을 수가 없나 보다. 평소 필자보다 3도 정도 낮은 온도를 좋아하던 아내지만 바닥이 차다고 투덜대기 시작한다.

사람은 옷을 껴입으면 되지만 애완견도 추운지 사람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방안 실내온도가 차긴 찬가 보다. 난방이 잘 안 되는 곳은 신고하라고 해서 했는데 언제 올지도 모르고 막연히 기다리고만 있었다. 필자가 컴퓨터를 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너무 춥다며 방송에서 가스와 물을 빼면 된다고 했다며 필자보고 직접 빼달라고 한다.

사실 이런 난방이나 배관에 대해서는 필자는 무뢰한이다. 간혹 난방이 잘 안 될 때도 필자가 사회활동 할 때는 아내가 직접 관리 사무소에 전화하여 가스를 빼거나 조정해서 난방되게 하곤 했다. 아내가 춥다 하고 빼면 된다 하여 컴을 하다가 시키는 대로 아내가 가르치는 화장실에 있는 너트를 풀었다. 과연 너트를 푸니 수도 꼭지 빠지듯 검은 물이 쏴 쏟아졌다. 필자는 일반사람이 빼면 된다는 것은 물이 금방 다 빠지는 것인지 알았다.

그러나 물은 멈추지도 않았고 수도꼭지 빠진 것처럼 수압 쌔게 겉잡을 수 없이 쏟아져서 배수구를 통해서 빠져나가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이 쏟아졌다. 물을 퍼내지 않으면 거실로 베란다로 해서 아래 층으로 흘러내려갈 판이다. 아뿔싸! 필자는 물을 욕조로 퍼내었지만 쏟아지는 물을 감당할 수 없다. 수압 때문에 빼낸 너트로 막을 수도 없다. 휴지통에 있던 휴지가 배수로를 자주 막는다. 배수로 막히지 말라는 이물 제거기를 걷어내려고 해도 수압 때문인지 빠지지도 않는다.

아내가 놀라서 관리사무실로 뛰어 내려갔다. 욕조의 화장실 물 빠짐이 더뎌서 배관 물이 쏟아지는 곳을 손바닥으로 힘있게 막으니 조금 막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금방 힘이 부친다. 힘이 부치면 다시 물을 바가지로 욕조에 퍼내고 또다시 손바닥으로 막고 그러다 보니 머리에서 발까지 온몸이 물에 흠뻑 젖어버렸다. 물은 조금씩 더 불어나 잘못하면 거실로 넘칠 것 같다.

다행히 휴지를 어느 정도 걷어내니 배수구로 물 빠지고 물을 욕조로 퍼내고 하는 것과 쏟아져 나오는 물과 균형이 맞춰져 더는 수면이 높아지지 않았다. 사람 부르러 간 아내는 왜 이렇게 안 오는지..., 힘이 부칠 것 같다. 곧 아내가 들어왔다. 사람들이 곧 온다고 한다. 아내 말이 관리사무소에 난방이 안 된다고 각 동장과 주민이 모여 각 아파트에 빨리 가스와 물을 빼달라고 아우성이라고 한다. 아내가 황급히 이곳 상황을 이야기하자 급하니 먼저 사람을 보낸다고 했다고 한다.

다행히 관리 사무소 영선실 두 분이 와서 배관 시설을 열어 잠그고 조치를 하니 물 쏟아지는 것이 멈췄다. 시설이 오래되어서 난방 조절이 잘 안 된다면서 조금 지체되다가 다 되었다고 하며 돌아갔다. 필자는 혼자 악전고투하며 물과 씨름한 시간이 한 40분 되는 것 같았다. 아내는 20분 정도 될 것이라 하는데 직접 부딪치는 사람과 느껴지는 시간이 다른가 보다. 정확히는 평균해서 30분 정도가 될지 모른다.

신묘년 마지막 하루를 그렇게 악전고투하며 보낸다. 아내에게 화를 내어 보았자 무엇하나. 미안하게 생각하면 그것으로 되었다. 난방 시설에 대해 잘 모르는 필자 잘못인지도 모른다. 덕분에 2,200가구 2인 1조가 되어 3조가 2,200가구 돌아다니며 난방시설 손을 봐준다는데 언제 와서 점검해줄지 모르는 것을 난리 치며 고생한 덕분에 빨리 점검을 받는 결과가 되었다. 바로 아파트는 따뜻해졌다. 신묘년 마지막 날까지 그렇게 힘겹게 한 해를 보낸다.

 

 

 
중간 난방 가스 조절하는 곳으로 앞에 장을 옮기고 열어 조절하였다.
이곳과 작은 방 창고 안에 또 하나 있었다.




나중에 기사들이 와서 고정한 너트로 저 너트를 푸르니 수압이 센 물이
쏟아져 나왔다. 좌측이 화장실 벽이고 우측이 바닥이다.




영광의 상처, 수압 센 배관을 몇 번 손바닥으로 막다 생긴 상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