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문학/일반시

‘재운 빛 솟는 힘’ 광화, 광화문

정의&자유 2012. 10. 4. 20:13

민족의 동질성과 화해 치유를 위한 광화문 연작시를 올립니다.

‘재운 빛 솟는 힘’
광화, 광화문

김 석


프롤로그


1.
단기檀紀 4242년 8월 배달민족 내 나라
터진 빛 열매 대한조선 광복 하룻날이다
길이 600m, 폭은 100m 세종로 트인 거리
꾸미고 가꿔 새 마음 문 광화광장 열었다
맑고 밝은 사람들 흰 옷 겨레 가슴 터 광화문
5천년 여미고 저어서 *광화光華 한 겨레 얼 숨 터
빛의 거리 세종로 광화, 광화문 광장 씻어 열었다


*** (註) 1.
광화光華 : 빛이요, 빛나는 힘으로 문화의 꽃과 열매를 말한다. 즉 얼의 꽃이다. 그러나 빛은 불火焰로부터 출발하여 광화光火를 거쳐, 얼꽃인 광화光華에 이른다. 불이 빛으로 터지는 과정에는 반드시 맑은 피가 따라야 한다.

그래서 자유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말한 이도 있지만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가 사람의 몸을 입고 땅에 내려와 피를 쏟아 사람을 섬김의 이치도 광화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물을 보고 해석하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유학은 하늘과 땅의 허점까지 깁는 존재가 사람이라 했다. 이런 ‘~됨과 `~다움’으로 사람을 성현이라 한다. 이 ~된 사람의 빛 마음에서 창제된 것이 우리글 훈민정음이다.

사람의 잠재력으로 말한다면 여자가 시집갈 때 가져가는 불씨 즉‘ 재운빛’이요, 차츰 어머니로 성숙하면서 집안과 가문을 세워 일으키는 ‘솟는 힘’이 광화다. 나아가 ‘누구나 쉽게 배워 쓰게 한다.’는 우리글 정음의 體用 정신이다.

노자는 왕과 선생은 나라의 어머니라는 말을 했다. 이런 광화의 삶을 “봄이 오니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니 봄이 온다.”고 한다. 사람이 귀하고 사람이 문제의 중심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지금 남한에 적용할 때 일제로부터 해방, 6,25 이후 60여년을 분단인 채로지만 독일의‘라인 강의 기적’에 비견‘한강의 기적’의 내적 원동력이 된 광화 정신이다.

독일은 하나가 되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 광화정신을 남북이 함께 붙들고 펼쳐야 함을 시집의 근간으로 설정하였다.



2.
어둠을 씻어 내려오는 태초 불길이 光이다
*화化는 여미고 저미었던 빛마음이 솟구치는
샘물처럼 터져 솟는 우리들 꽃얼 마음이다
나는 네 문짝이 되고 너는 내 문설주가 되는 마음
너는 나에게 수 돌쩌귀 몸 나는 문짝 암 돌쩌귀 되는
나는 네 마른 두 손발 *맘몸에 찰랑찰랑 물길이 化요
너는 내 두근두근 *몸맘을 녹여주는 환한 불길이 光이다


*** 註 2.
化 : 光보다 먼저 化(德)라는 ‘됨’의 중요성을 생각했다. 왜냐하면 광화문의 뜻에는 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왕은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덕으로 ~됨(행위)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본래‘化’는 장주의 남화진경 소요유의 핵심어이다. 장주는 化를 만물은 서로 안아주고 안김으로 귀화라 했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무위자연이다. 무위란 있음의 어미(母)가 없음의 어머니(毋)로 상승함이다. 化란 한 존재가 물량의 풍부가 아닌 질적으로 바뀜이란 뜻이다. 물고기의 알인 곤鯤이 변해서 붕鵬이 되는 것이 化다.

너와 나의 삶이 물리적 변화만이 아니고 무거운 물이 가벼운 수증기 되듯 질적 상승이다. 장자가 말한 化의 중요성이다. 성서는 이것을 사울이 변하여 바울이 되었다고 하고, 탕자 어거스틴이 변하여 성자 아우구스티누스로 변했다는 말을 했다.

필자는 퇴계평전 머리말에서 북쪽은 어렵겠지만 우리 남쪽부터라도 서로 편들어 싸우지 말고 禮에 맞춰서 북쪽과 만날 때면 북남이라는 칭호를 씀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다. 이런 마음으로부터 솟아나는 배려의 禮가 ‘~됨과 ~다움’으로 化의 실현이다. 빛이 되고 化로 가는 삶의 자세이다.

될 화化의 말 속에는 얼음을 녹이는 봄바람이란 뜻이 배어 있다. 이런 ‘잉태’마음에서 광화라는 문화의 꽃과 열매가 탄생된다. 이것이 경전을 품고 사는 민족과 사람들의 마음 씀이요, 되어 올라 꽃봉오리처럼 터짐으로 숨통이다.


*** 註 3.
몸→ 맘, 맘→ 몸, 맘⟷몸 : 몸이 먼저 마음이 다음이라는 생각을 利己利라 한다. 즉 이기주의 마음이다. 그러나 맘 먼저 몸은 뒤에 두는 마음이 利己他이다. 이것이 이타주의 마음이다. 앞의 것이 아이들의 마음이요, 뒤의 것이 ‘얼튼이’로 부모의 마음이다.

앞의 것이 화염의 마음이라면 뒤의 것이 광화의 마음이다. 利의 파자는 잘 익은 벼(禾)에 낫(刂)을 댄다는 뜻으로 가을 맛 즉 가을걷이를 가리키는 좋은 말이다.

이 맘 먼저 몸 뒤에 3단계로 ~됨과 ~다움의 과정이 사람으로 성숙함이다. 이‘맘 몸’질서와 절제로 바로 섬의 비유는 한글로 철학하기의 유 영모 선생님과 김 흥호 선생님 말씀에서 원용한 것이다.



3.
너는 나에게 갈봄 눈빛 붉은 열매 마음
나는 네게 새벽 정화수 찰랑거림으로 몸이다
내 속 너에 대한 어혈과 무쇠덩치 빗장마음을
너 또한 나에 대한 실오라기처럼 헝클어진 피 마음
얽히고설킨 몸과 맘들이 둥둥 북 가락 속에서 만나는
광화문은 너와 나 푸른 꿈 밭이요, 함박웃음 터전이다


4.
*새로 꾸미고 가꿔서 광화문은
우리 눈과 귀가 광화 문짝이 될 때
활짝 열리고 밤이면 별빛 내려와 닫히리라
몸 맘 아닌 맘 몸으로 너와 내가 어울릴 때에
화염덩이 너와 네 마음 몸은 화엄華嚴 거울이 되고
동남서북 광화 사람들 팔만사천법문 화엄 열매되리라
우리들 광화문은 광복 그날 옥문이 열리었듯 열리리라


 

 

 

빛의 탄생



*** 註 4.
새로 ~ 光化門 : 조선왕조의 법궁法宮인 경복궁의 正門이다. 경복궁과 함께 조선건국 직후인 1395년(태조 4년)에 건립되었다. 건립 당시의 이름은 四正門이었으나 1425년 세종 7년에 광화문으로 이름을 바꿨다. 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뜻을 담았다. 이런 밑힘 마음을 가지지 못해서 광화문을 짓고도 허물어짐의 되풀이 아픈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나라와 조정이 세워지고 넘어졌음이 개략이다. ①, 임진정유 왜란 중에 소설되어 270여년 자취를 감추었다. ②, 1865년 (고종 2년) 흥선대원군이 주재, 백성들의 원성 속에 경복궁을 복원하면서 광화문도 함께 복원 중축하였다. ③, 일제 강점기에는 日字 본뜬 조선총독부 건축으로 경복궁 북문 쪽으로 옮겨졌다. ④, 6,25 동족상잔 전쟁 때 목조로 된 다락 부분이 소실되었다. 1968년(박정희 대통령 시절) 석축은 그대로 두고 윗부분만 철근콘크리트로 복원했다. ⑤. 2006년 12월 4일 용마루 취두鷲頭 철거로 복원공사가 시작되었다.

복원과 중축을 거치면서 틀어지고 옮겨진 부분을 경복궁 법궁, 근정전, 흥례문, 광화문의 일직선 모습으로 바로잡았다. ⑥, 2010년 8월 15일에 본래 제 자리, 1865년 본 모습대로 광화문으로 탄생이었다. 독립유공자들과 이 명박 대통령, 오 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 개문식을 가졌다. 이 일에는 신 응수 대목장이 중심이 되어 광화문이 본래 있었던 제자리를 고증, 바로잡아 역사적인 중축을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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