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특별법 유가족이 용서와 화해로 매듭지어야
2014.8.17.

KBS 캡처 사진
사고 유가족으로는 희생자 숫자가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세월호 유가족의 분노와 증오가 오래가고 있다. 유가족 중에는 정의당 소속 당원도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정치화하였고 거의 재야 수준의 분노와 증오로 진상규명과 처벌을 요구한다. 지난번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가 잘못되었다고 깬 것을 보면 원만한 합의를 거부하고 있는 듯도 하다. 지금 세월호 유가족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서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며 수사권을 부여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 민주주의로 체계가 잡힌 정상적인 나라에서 피해자에게 사법권을 부여해주는 경우는 없다. 피해자에게 사법권의 칼자루를 부여한다면 이것은 사법권의 남용이 되고 결국 피해자들의 복수가 되어 균형 잡힌 수사가 안 된다. 여기서 갑자기 막장 드라마가 생각난다.
이것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이렇게 되면 잘못한 사람을 벌준다기보다 복수하는 것이 되고 과거 사법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때처럼 복수는 다른 원망을 잉태하며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마침 천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여 세월호 유가족과 여러 번 만났고 또 유가족은 위로를 받았다고 하였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이승현의 아버지 이호진 님은 교황으로부터 직접 세례를 받고 교황과 같은 프란치스코 세례명을 받았으니 천주교 신자로서는 대단한 영광이며 앞으로 독실한 천주교 신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교황은 유가족들이 전해준 노란 리본을 달고 다녔고 세월호 유가족을 보면 손을 잡고 위로했다. 광화문 시복미사 집전을 위해 이동 중 단식 중인 김영오씨를 만나 손을 잡고 위로했고 전해주는 편지를 소중하게 받아 직접 주머니에 넣었다. 도보 순례 때 메고 걸어온 십자가를 유족들로부터 받고 로마로 가져가서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하였다. 제삼자인 필자가 보기에도 세월호 유가족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교황은 죽은 이들과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실 것이다.
이제 여기서 그만해야 한다. 집에 자식을 먼저 보낸 초상을 치러도 그렇다. 가족 중 누군가가 초상을 다 치르고도 오래도록 잊지 못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시름에 겨워 힘들어만 한다면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그만 잊고 망자가 마음 편히 떠나가게 보내주자고 할 것이다. 가정도 그런데 나랏일이야 오죽하겠는가? 처음에는 이념도 없었고 국민 모두 희생자 가족을 위해 함께 슬퍼하며 위로하였다. 그러나 너무 세월이 오래되다 보니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 중에서는 이제 그만하자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국가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는 사람이 많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바친 사람도 있다. 오늘날 우리는 그들을 애국 순국선열로 추모하며 뜻깊은 정신을 후대에 기리고 있다. 마침 8월은 광복 69주년 기념일인 광복절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제 그만하고 불쌍하고 어린 영혼이 천국에서 편하게 쉴 수 있게 보내주자. 계속 붙들고 있으면 산 사람도 힘들다. 더는 희생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 진상 규명과 처벌 좋지만, 그것은 처벌을 해도 원한을 계속 가져가는 것이다. 진상 규명도 복수를 위한 것이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세월호 가족들은 여러 가지 협조를 천주교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받아냈다. 정말 대단하다. 세계의 천주교 신자들이 억울하게 죽은 어린 영혼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다. 자녀를 일찍 보내 슬퍼하는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며 위로할 것이다. 이제 다음 단계로 가서 치유하자. 치유는 증오와 복수가 아니며 위로받는 것으로는 완전한 치유가 되지 않는다. 용서하고 화해해야 완전한 치유가 된다. 용서해야 한다. 천주교에서는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한다.
신자가 아니라도 많이 들어봤겠지만, 원수가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도 내주라고 한다. 한 번의 용서로 안 되면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한다. 시복미사 때 보았겠지만, 천주교인들은 문제의 원인을 '내 탓이오!'라며 먼저 자신에게서부터 찾는다. 그렇게 유가족이 간절히 원하는 세월호 특벌볍 제정이 안 되는 이유가 내 탓이 아닌지 돌이켜 보자. 여야가 합의한 것을 파기하도록 한 것이 내 탓이 아닌지 되돌아보자. 진상규명도 대책을 세우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처벌을 위한 것이어서는 복수가 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수사권을 달라고 하는 것은 복수의 칼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너무 상식과 거리가 멀고 법체계와 거리가 멀다.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특별법 제정이 안 되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옆의 사람들도 이제는 유가족이 추스르고 일어설 수 있게 도와 주어야 한다. 초상을 다 치렀는데 느닷없이 늦게 와서 곡을 하면 난감하다.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다. 이제는 유가족들이 일어설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세월호 참사 대책, 선진국처럼 피해자들의 복수로 하지 않고, 정치권의 정쟁에 이용하지 않고, 국론을 분열시키려 언론에 활용하지 않고 대책위에서 조용히 원인 규명하고 대책을 세워 최종 발표하게 하자. 그래야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온다. 복수하고 정쟁에 이용하려 한다면 끝날 때까지 서로 할퀴고 다치고 분열되고 증오가 증폭한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대책이 제대로 나오겠는가? 우린 이런 상황을 절대 바라지 않는다. 아무도 유가족이 멈추지 않으면 멈추게 할 수 없다.
그동안 국민과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관련 기관에서 응답해 왔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동안 계속 요구만 해왔던 세월호 유가족이 이젠 국민과 국가 그리고 천주교와 세계에 응답할 차례다. 해당 전문 기관에서 처리하게 유가족은 이제 한 발 뒤로 물러서야 한다. 더는 국회를 마비시키고 국가 개조를 막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시복미사에 보니 유가족도 400여 명이나 참여하였다. 모두 천주교 신자가 아니겠지만, 그래도 다분히 천주교 신자가 많이 있을 것이다. 또 일반인 중에서도 꼭 처벌을 원하지 않는 유가족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 죽음이 헛되지 않게 안전한 시스템 구축을 먼저 바라는 유가족도 있을 것이다. 이들이 다른 유가족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유가족도 용서하며 진정한 치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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