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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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꽃씨를 묻으며...도종환
모든 것이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 들판에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이 꽃씨를 묻습니다 이 들녘 곱디고운 흙을 손으로 파서 그 속에 꽃씨 하나를 묻는 일이 허공에 구름을 심는 일처럼 덧없을지라도 그것은 하나의 약속입니다 은가락지같이 동그란 이 꽃씨를 풀어 묻으며 내가 당신의 순하던 손에 끼워주었고 그것을 몰래 빼서 학비를 삼아주던 당신의 말없는 마음처럼 당신에게로 다시 돌려주는 내 마음의 전부입니다 늦은 우리의 사랑처럼 저문 들판에 접시꽃 꽃씨를 묻으며 잊혀지는 세월 지워지는 추억 속에서도 꼭 하나 이 땅에 남아 있을 꽃 한 송이 생각합니다. |

요즈음 아파트 정원마다 접시꽃이 한창입니다. 콘크리트 사무실에 근무하며 항상 바쁘게 다니시는 분 계절을 잊기 쉽죠. 계절을 잊지 마시라고 요즈음 피는 접시꽃을 올려봅니다.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멋진 꽃 때문에 널리 재배되고 있다. 1년생·2년생·다년생의 여러 변종들이 있다. 줄기는 키가 1.5~2.7m까지 자라며, 잎은 5~7갈래로 갈라져 있다.

꽃은 보통 지름이 7.5㎝ 또는 그보다 크며 줄기의 윗부분을 따라 핀다. 빨강,분홍,노랑,흰색 등의 접시같이 납작한 꽃이 많이 붙은 장대 같은 긴 줄기가 늘어선 모습은 차를 타고 지나가도 쉽게 눈에 잡힌다.

3m 까지 자라는 큰 키가 약간은 거만스러워 보이지만 꽃 모습은 어딘가 귀여운 맛도 있다. 지방에 따라 명칭이 달랐는데, 서울지방에서는 어숭화·평안도에서는 둑두화 삼남지방에서는 접시꽃이라 불렸다.

또 옛날에는 촉규화(蜀葵花)라고도 불렸는데, 신라시대 최치원이 촉규화에 대한 시를 지은 것으로 보아 재배된 역사가 무척 오랜 꽃으로 보인다.

꽃말은 다산 풍요 평안 대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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