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신교, 불교 지도자들은 종교 갈등 조기 해결해야
2008.9.12.
옛날에는 떡을 하면 이웃집에 돌려 나누어 먹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우며 살아가던 이웃의 따뜻한 인정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실질적인 금전적 손해를 입지 않았음에도 조금이라도 밀렸다거나 졌다고 생각되면 불같이 분노하여 욕하고 다투는 각박한 세상이 되었다.
우주의 모든 일들이 자신의 불행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불쌍한 인생일까. 그렇게 빡빡하게 살아도 상대 또한 더는 뺏기지 않으려고 더 강하게 대응해 온다. 먼저 앞서간 사람들을 보면 그가 소중히 여겼던 것들은 그의 죽음과 함께 순간 연기처럼 사라지고 그가 누워있는 무덤 위 허공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참여정부 시절 갖은 자와 없는 자, 이념과 코드,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 내 편 네 편하며 끊임없이 갈등하며 싸워 편을 가르고 쪼개다 다시 합치고 그러다 다시 나누다 또 합치면서 너무 시끄러워 사실 그것 때문에라도 크게 실망한 국민도 많았다.
자유 민주주의는 편을 나누어 갈등을 조장하며 투쟁하는 것이 아니고 화합하고 더불어 사는 것을 더 가치있게 여긴다. 새 정부 들어 이제 정권이 바뀌어 덜 시끄러울 줄 알고 기대하였는데 새로운 종교 갈등이 웬 말이란 말인가.
종교가 추구하는 덕목이 끝없는 용서와 사랑 그리고 화합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갈등하며 다투는 모습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준다면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 그렇지않아도 일반인들은 종교인들을 욕하고 있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 회개하면 그만이고 또 잘못을 저지르니 그게 눈 가리고 아웅이지 뭘 하는지 모른다고 비아냥댄다.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못한다고 욕한다. 물론 이 말에 공감하지는 않는다. 인간이 본래 신처럼 완전치 못하여 자주 잘못을 범하게 되어 이를 스스로 반성하며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쁠 리 없다.
종교인들도 사람인 이상 잘못을 범하지만, 당연히 평균적으로는 일반인들보다 잘못이 더 작고 더 봉사하며 더 이웃을 사랑한다. 그런데 화해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종교가 이명박 정부 들어 또 다른 갈등을 만들어 보여줘서야 되겠는가.
개신교, 불교 모두 문제 있다. 우리나라는 특정한 종교를 국교로 정하지도 않았고 여러 종교가 공존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국토부, 교육부의 교통 정보 시스템에 중요 사찰 지명 누락, 어청수 경찰청장의 민족 복음화 발언으로 불교계의 심기를 건드리다가 경찰의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트렁크 검문으로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불교계를 자극 결국 8월 27일 범불교도 대회를 개최하는 집단행동으로 나서게 되었다.
나아가 정부에 4가지 사항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첫째 공식석상에서 대통령의 사과, 둘째 어청수 청장 파면, 셋째 공직자 종교편향 근절 입법조치 넷째 농성자에 대한 수배를 해제하라는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종교 갈등을 해소하려고 9월 9일 국무회의와 국민과의 대화에서 유감 표명을 하였고 옳은 방향인지는 몰라도 여당 쪽에서 셋째 공직자의 종교차별을 방지하는 법안을 입법하겠다고 하였다.
넷째 농성자에 대한 수배 해제는 무리한 요구라 하겠다. 불교뿐만 아니고 모든 종교가 초법적인 것을 정부에 요구하면 안 된다. 법에 영향을 끼치려면 반대로 종교도 사회법에 따라야 한다. 사실 지관 스님의 트렁크 검문도 농성자를 수용한 데서 기인하였다.
법은 모든 사람 앞에 평등해야 한다. 정치인이라서, 경제인이라서, 종교인이라서 법을 지키지 않고 초법적으로 행동하면 결국 힘있는 자가 제멋대로 하는 사회가 되어 사회질서가 무너진다. 지관 스님 트렁크 검문은 경찰이나 불교계 양측의 대응 모두 미숙하였다고 본다. 농성자 문제는 안타깝지만, 법에서 잘잘못을 가리는 것이 맞다고 본다.
둘째 요구 사항인 어청수 청장 파면 요구는 필자는 처음에는 애매하였으나 대통령의 지시가 있자 사전 연락도 없이 10일 지관 스님에게 일방적으로 찾아가 사과하려고 한 것은 너무 경직되어 보이고 결국 사과도 못하고 쫓겨나 야당으로부터 사과도 밀어붙이기식으로 한다는 비난을 받아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희생양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불교계도 이 정도 선에서 화답하여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상대에게 완전 항복을 요구하며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이번 마지막까지 남았던 과격 촛불시위대와 무엇이 다른가. 종교 간 상생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공직자들은 공적으로는 선거에서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듯 종교도 편향되지 않게 행정을 보아야 하며 사적으로 좋아하는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하듯이 사적으로는 좋아하는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하면 될 것이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본래 종교는 서로 배타적이다. 어느 종교가 우리 종교 믿으면서 다른 종교 믿어도 된다고 하는 종교가 있나. 지구 상에 아마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내용을 언론이나 인터넷에 올려 보았자 신자(도) 간에 화를 돋워 갈등만 증폭시킨다. 종교가 본래 그러려니 하며 공적인 공간에 올려 분쟁을 유발시키지 마라.
이제 양 종교의 지도자들은 더는 갈등을 증폭시키지 마라. 신자(도)들까지 동원하여 데모나 시위를 하지 마라. 지도자들이 나서서 화합하라.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찾아가서 다시 한번 사과하며 불교계의 요구를 절충하라. 세상사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촛불 시위로 놀란 일반 사람들은 이런 양 종교 간의 갈등에 불안해하고 있다. 어서 국민의 걱정을 덜어달라. 종교에서 추구하는 덕목인 사랑과 용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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