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남북 외교

G2와 남북관계

정의&자유 2009. 11. 22. 00:20

G2와 남북관계

2009.11.22.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 외교가 12일부터 19일까지 7박 8일간 일본, 싱가포르 APEC 정상회의, 중국, 한국 방문을 마치고 모두 끝났다. 이번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외교를 보면서 높아진 아시아 위상과 기존 국가 간 외교의 미묘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은 세계 제2의 강대국으로 부상하여 외교 경제와 깊은 관계가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잘 대응할 필요가 있다.


1. 북핵 그랜드바겐과 일괄타결

북한 핵 폐기와 남북 긴장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G2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우방인 미국은 물론 최근 또 하나의 G2로 급부상한 중국의 협조가 굉장히 중요해졌다. 한미관계는 사사건건 껄끄럽던 참여정부 시절보다 많은 부분 더욱 친밀하고 공고해졌다. 북핵문제 해결도 대부분이 정보를 공유하며 공감하고 있다.

지금 미국 주도와 중국과 주변국의 협조로 북한 핵에 대한 제재를 잘 유지해 오고 있다. 한국이 남북분단의 당사국이며 최근 국제적인 위상이 조금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 세계를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힘은 미약하다. 이해관계가 걸린 국제문제에서는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좌파정부 시절의 동북아 중재자를 자청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나이에 맞게 처신을 잘해야 사람대접을 받는다. 국가 위상에 맞게 오르면 오른 대로 떨어지면 떨어진 대로 그에 걸맞게 처신해야 한다. 그렇다고 강대국에 비굴할 필요도 없고 또 참여정부 때처럼 껄끄럽게 나가면 국제사회에서 푸대접만 받는다. 미국이 힘이 없어서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한국과 세밀하게 의견을 조정하고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남북 분단 당사국이며 동맹국일 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북한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북핵문제에 있어서 한국과 미국은 마치 한나라인 것처럼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이 난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어차피 한국이 독자적으로 세계를 움직이지 못하므로 미국의 협조를 받아 미국의 힘을 이용해야 하므로 한국도 미국과 의견을 공유하는 데 자칫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미국의 일괄타결이냐, 이명박 대통령이 갑자기 제기한 그랜드바겐이냐는 같은 의미라고 본다. 북핵 문제를 세밀하게 쪼개어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 주고받다 내키지 않으면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북한 전략을 더는 용인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북한 핵 포기를 전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자는 것이다.

그랜드바겐이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온 일괄타결과 같은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국말도 아니고 미국에서 사용하는 영어 용어로 우리가 갑자기 새롭게 만들어 괜한 혼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다행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유되었다고 한다. 그랜드바겐이든 일괄타결이든 북핵 폐기 시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 그리고 주변국에 요구하는 것이 조금씩 다를 것이다.

물론 분단 당사국으로써 큰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게 되겠지만, 체제보장과 수교 등 북한이 주변국에 특별히 요구할 사항은 따로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을 제외하고 경제적인 것은 각국이 조금씩이라도 분담하면 부담을 나눌 수 있다.

북한 핵 폐기 시 북한이 양자 회담으로 주변 5개국에 요구할 사항을 모두 모아 밑그림을 그려 일괄타결 (그랜드바겐) 시 북한에 제시하여 협의하면 된다. 북한도 6자 회담에서 한꺼번에 요구하면 양자회담을 따로따로 할 필요도 없어 편할 것이다.


2. 북미회담

미국은 12월 8일 보즈워스 대사를 북한에 특사로 파견한다고 하였다. 북한이 그렇게 원하던 북미회담이 드디어 내달 8일 개최될 예정이다. 한미는 북한의 강온전략에 6자 회담으로 가기 위한 양자회담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의연히 대처해 왔다.

실지로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번 북미회담은 6자 회담으로 가기 위한 전 단계임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 핵 폐기가 중요한 것이지 이런 회담을 위한 회담은 무의미하고 이번 한 번으로 충분할 것이다.

북미 양자회담 후 북한이 순순히 6자 회담에 복구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쉽사리 핵 폐기를 선언하고 6자 회담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주변국은 이에 대해 대비도 해야 한다. 이때는 지루한 샅바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UN의 제재를 계속하고 중국의 협조를 더 얻어 제재를 점점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

북한은 이번 북미 양자회담에서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논의하고 6자 회담으로 돌아와 핵 포기에 대한 보상을 각국에 일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동북아의 긴장 완화는 물론이며 북한 정권의 체제 보장과 북한 인민의 헐벗음을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북한 당국은 알아야 한다.

14일 아침 방송은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암시를 보내왔기 때문에 북미 양자 대화를 갖기로 했다고 미 정부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핵을 포기한다면 북미 관계 정상화는 물론 평화 협정 체결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이번에야말로 우리의 숙원인 북핵폐기와 남북평화에 진전이 있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3. 남북회담

북한은 11월 19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통하여 금강산과 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자 간 회담을 제의해 왔다고 한다. 지난 10일 서해교전을 일으킨 북한 당국이 이번에는 회담을 제의해 와 북한 강온전력에 역시 혼란스럽다. 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북한의 집요함에 놀랍다.

북미회담처럼 남북회담도 의연히 대처하자. 회담에 응하되 관광객의 신변 안전을 위한 제도적인 방안과 문제 발생 시 우리 측에서도 공동으로 수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관광재개를 위한 걸림돌이 제거되어도 지금 UN 제재 중이라 북한 핵 폐기가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핵 문제는 북미회담과 6자 회담에서만 논의하겠다고 할 때에 대안이 있어야 한다. 북한 핵 폐기 전이라면 남북 평화협정을 요구하자. 북한은 남북 평화협정으로 남한 국민의 북한 핵 불안을 없애주어야 한다. 물론 이 경우 회담 전 미국과 사전에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핵 폐기도 되지 않고 평화협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남북 긴장완화와 평화가 급한 우리에게는 평화와 통일을 한없이 지연시킬 수도 있는 북한으로의 자금 유입을 재개하기 어렵다. 거꾸로 이런 여건은 북한이 남한 정부에 만들어 주며 회담을 전개해야 한다.


4. 대중관계

중국은 경제, 정치, 군사적으로 급부상하여 중국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미국은 중국의 협조 없이는 세계 질서를 잡기가 어려워졌다. 더구나 동북아 정세에서 북한의 최 우방인 중국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이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 폐기를 위해 실지로 노력하고 있는가는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NHK 방송은 지난 8일 밤 방송된 'NHK 스페셜' 프로그램에서 외무성이 극비 문서로 보관하고 있던 당시의 북·일 정상회담 녹취록에서 2002년 9월 평양을 방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에게 김 위원장은 "러시아와 중국도 (북한이) 핵을 갖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런 NHK의 방송이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중국이 주도하는 북핵폐기 6자 회담도 허상일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의사를 타진하고 사실이 그렇다면 우리도 핵을 개발하겠다고 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와는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고 우리는 단지 우리의 방어를 위해 핵이 필요할 뿐이라고 안심시키면 된다. 현재의 동북아 균형이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북핵 폐기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과는 경제적인 교류는 급격히 증대됐지만, 정치 외교적으로는 더디다. 이제 G2로 부상한 중국은 국제적인 위상에 걸맞은 외교를 펼쳐야 한다. 우리도 우리 위상에 맞는 요구를 중국에 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에 북한 탈북자를 추방하거나 강제 북송을 말아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