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평화협정 제의와 우리 대응
2010.1.14.
북한은 11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 당사국에 제의했다고 언론은 전한다. 다음은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 전문 일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은 위임에 따라 조선 전쟁발발 60년이 되는 올해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당사국들에 정중히 제의한다.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회담은 9.19 공동성명에 지적된 대로 별도로 진행될 수도 있고 그 성격과 의의로 보아 현재 진행 중인 조미 회담처럼 조선반도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테두리 내에서 진행될 수도 있다. 제재라는 차별과 불신의 장벽이 제거되면 6자회담 자체도 곧 열리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 관련국들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기다리고 있는데 느닷없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의하는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가? 만약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면 정전협정의 당사국은 중국, 북한, 미국이지만 지난해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때 북.미 양국이 평화협정 협상의 당사국은 남.북.미.중 4자라는데 공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므로 평화협정 관련 회담이 열리면 남북한과 미국.중국 등 4자 간에 진행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일부 인터넷에서 친북좌파의 평화협정에서 남한 왕따 설은 근거가 없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북한이라 심사가 뒤틀리면 실지로 한국을 왕따시켜려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남한의 대응은? 미국이 한국을 제외하고 북한과 직접 평화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래도 만약 정말 만약 미국과 중국,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동북아 주변의 긴장이 좀 더 완화되니 나쁠 것은 없다.
단지 남한 내 친북좌파들의 공세에 인내하며 귀 막고 있으면 된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한국과 북한은 계속 휴전 중으로 긴장상태가 유지된다. 그것은 한국과 중국이 불가침 조약이나 군사 동맹을 맺는다고 가정할 때 한국과 북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과 매한가지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 미국과 북한의 평화협정에 한국은 어떤 대가도 줄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다. 한국을 제외한 남의 나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남북 경제 교류도 더 이상 진척이 없고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남한으로부터 다양한 경제적 교류와 지원을 얻어내고 싶은 북한도 아마 이런 상태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생명이 위험하다면 먹고 사는 문제나 삶의 질은 그다음 문제다. 그래서 개인이나 국가에서 안전과 안보가 경제나 복지보다 제1순위로 가장 중요하다. 전쟁이 일어나면 노약자나 여성 등 힘없는 사람이 더 큰 타격을 받는다. 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 휴정 중인 대~한민국은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그래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복잡한 동북아 정세는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고 유아적인 생각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라는 단어만 끄집어 내 부각시키며 한국과 미국 정부가 평화협정을 거부한다는 친북좌파의 공세에 그러한 것이 북한의 진짜 속셈은 따로 있고 적진을 혼란 시키기 위한 고도의 위장전술이라는 것을 한미 전문가 집단은 이미 알고 있음에도 답답한 마음에 한번 가정하여 이곳에 기술해 보았다.
북한의 생각이 과연 바뀌었을까?.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선 평화협정 후 비핵화이다. 국제적인 합의와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어기는 북한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이미 국제적으로 신뢰를 크게 상실하였다. 한마디로 소년과 늑대다.
또한, 유엔의 제재를 풀어야 6자회담에 참여하겠다고 한다. 비록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북한이 거부하였던 6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아주 조금 진일보하였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로 핵 폐기를 하겠다면 행동으로 보여주거나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여 모든 것을 논의하면 되는데 아직 이런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 동북아에 평화가 오려면 무엇이 선결되어야 하는가? 각국의 이해관계를 따져보자.
미국 1. 세계의 경찰로서 핵전쟁으로 인류 공멸을 막기 위해 비핵화 추구 핵개발 핵확산 억제 2. 테러와의 전쟁 중인 미국 테러 집단에 대량 살상무기 이전 차단 3,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위협에 심기 불편
일본 1. 북한 핵위협 2. 북한 장거리 미사일 위협 3. 납북 일본인 송환
한국 1. 북한 핵위협 2. 북한 장거리 미사일 공격 위협 3. 국군포로, 납북자 송환 4. 휴전선이나 NLL에서 수시 도발 5. 대남 위협(불바다, 잿더미, NLLL 무력화 등) 6. 개성 근로자, 관광객 안전 불확실
중국 1. 세계의 리더 역할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음 2. 현재 자국의 군사력 강화에 주력 3. 대북문제와 동북아에서 주도권 유지 강력 희망
러시아 1. 북한과의 우방으로 적당한 거리에서 지원 또는 통제
북한 북한이 관련국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면 어떠한 대가를 원할까? 1. 핵 폐기 경제적 보상 2. 체제유지 보장 3. 평화협정 체결 4. 미국, 일본과 외교 관계 수립 5. 남북 정상회담(전, 후 또는 동시) 6. 미일과 경제교류 7. 남북한 경제교류 확대 등등
(이상은 필자가 추정해 보았다. 실지로 어느 정도를 주고받을 것인가는 각국의 국내 상황과 국제 정세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더라도 미국, 일본, 한국이 느끼는 위험이 제거되어야 평화협정 체결이 가능하다. 실지로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 북한이 NLL을 무시하고 침범하거나 핵으로 위협하면 평화협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주변국이 평화 협정을 체결하려면 위의 위험이 먼저 제거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북한은 또 남·북간의 물밑 대화 접촉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에서 2009년 11월 10일 북한 함정이 NLL 침범 3차 서해교전이 발발하였다. 정부는 지난 12월 18일 신종플루 치료제 50만 명분 등 178억여 원에 상당하는 의약품을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한에 전달하고 남북이 12월 11일부터 11일간 해외 공단을 공동 시찰하였다.
그럼에도, 북한 해군사령부는 2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 책동에 대응해 서해상 수역을 해안 포병대의 평시 해상사격 구역으로 선포한다."라고 밝혔다. 도와주어도 우호적이기보다는 반대로 위협한다. 이런 북한의 태도는 보통 정상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누가 도와주고 싶겠는가! 퍼주기는 더 안될 것이다.
북미회담, 6자 회담 등 회담을 위한 회담에도 지쳤고 평화와 화해 운운하면서 또 한쪽에서는 무력시위와 위협을 병행하는 북한 행동에도 지쳤다. 여태까지 북한의 태도로 보아서는 평화협정도 또 하나의 선전전에 불과하다. 그렇게 남한의 친북좌파 세력들은 북한 선전에 동조하며 한국과 미국이 평화를 기피한다고 신랄히 비난하는 것이다.
소년과 늑대의 재탕, 삼탕, 백탕이다. 늑대다! 웅성웅성, 늑대다! 웅성웅성 ㅎㅎㅎ. 얼마나 못났고 우스운가. 과거 북한에서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중단시킨 시점에서 다시 이행하는 실질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냥 냅둬라. 북한이 선전전으로 나서서 남한의 친북좌파들이 동요, 동조하여도 그들의 동태를 추적 예의 주시만 하고 그냥 귀 막고 있어라.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하자! 6자 회담을 하자! 실질적인 진전 없이 그놈의 회담, 회담, 회담. 이제 독촉할 필요도 없다. 현 UN 제재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며 북한이 핵 폐기와 긴장조성 완화를 위해 실질적 행동으로 보여주는가 지켜만 보면 된다.
남북 정상회담도 신중해야 한다. 어차피 선물보따리를 주어야 할 텐데 긴장완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만은 '북핵폐기는 6자 회담과 병행하여 논의한다.'라는 선까지는 양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군포로와 납북자가 송환되고 다른 위험들이 모두 제거되어야 한다.
사전에 조율하여 그런 협상이 가능하다면 그때 응하면 된다. 몇 번 이야기 하지만 결코 서둘 필요가 없다. 우리에겐 인내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 정부는 우왕좌왕하거나 눈치 보지 말고 미국처럼 당당하게 북한의 선전전에 대응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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