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취미/수석 이야기

수석을 돋보이게 하는 좌대 연출

정의&자유 2014. 2. 12. 20:23


♣ 수석을 돋보이게 하는 좌대 연출

2014. 2.12.

 

   수석을 하면서 직접 좌대를 만들어보지는 못했다. 직장에 다닐 때는 시간이 없어서였지만 지금은 시간이 있음에도 거주지가 아파트라서 괜히 시끄럽고 먼지 때문에 선뜻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수석가게에 좌대를 의뢰하게 된다. 좌대를 찾을 때가 되면 기대 이상으로 좌대가 잘 나와 기분이 무척 좋을 때가 있는가 하면 너무 못 나와 수석과 함께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그 정도로 좌대가 수석의 가치를 좌지우지한다.

수석은 연출이다. 수석 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흔히 듣곤 한다. 그만큼 수석에서는 연출이 중요하고 자연예술에서 유독 인공적인 예술이 가미되는 부분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리 좋은 수석도 연출이 되어 있지 않고 그냥 바닥에 굴러다닌다면 그냥 돌 뿐이 되지 않는다. 필자가 전시회에 다니면서 좌대 연출이 아주 잘 된 것을 소개해보려 한다. 이런 노하우를 수석인들이 공유한다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수석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필자 소장석 중에서 좌대 연출이 잘 된 것 두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평창산 대붕과 또 하나는 남한강산 마하트마 간디다. 평창산 대붕은 연출한 것처럼 세워놓으면 날렵한 새의 모양이 되는데 보통은 눕혀져 있어 감상의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좌대 연출을 고민하게 되었는데 돌을 보니 한쪽은 날개가 수려하게 잘 나와있지만, 한쪽은 날개가 없다. 날개를 겸한 좌대를 생각하게 되었고 날개 형상의 좌대를 기획하였다.

좌대가 너무 크면 수석보다는 좌대에 눈이 먼저 가기 때문에 최대한 작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갖고 수석가게 좌대 작업하시는 분과 의논하여 최종 디자인을 확정하고 제작에 들어갔다.

결과는 고민한 만큼 생각대로 아주 잘 나왔다. 수석을 연출도 겸하면서 한쪽 날개를 대신하는 그런 느낌의 좌대가 되었다.

대붕, 20x12x7, 평창


다음은 마하트마 간디 좌대다. 처음 돌을 보았을 때는 물형으로 보고 바로 생각나는 것이 견두암이다. 그러나 오석으로 재미나게 생긴 수석인데 견두암 형상뿐이 나오지 않는다는데 불만이었다. 거꾸로 연출하니 사람 머리 같기는 한데 기존 소장하고 있는 두상석에 비해 잘 생긴 것 같지도 않고 목이 가는 듯하고 머리가 길어 한참 고민하다가 그래도 동물보다는 사람이 나을 것 같아 두상석으로 하기로 하고 머리는 과장된 것으로 보기로 하였다.

좌대를 맡기는데 보통 인물석 좌대같이 흉상처럼 만들면 제작비도 올라가겠지만, 좌대가 커지고 둔탁해질 수 있어 가능한 한 작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하였다. 이 좌대도 나중에 나온 것을 보면 그냥 돌을 세울 수 있을 정도로 간략하게 만들었는데 그것이 돌 전체의 유연성과 부합하며 좌대가 수석의 미를 더 키워주는 플러스 효과를 주어 기분이 좋았다.

수석 좌대를 맞추면 이렇게 뜻밖에 잘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생각한 대로이거나 심지어는 수석의 미를 깎아버리는 마이너스 효과를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무척 실망스럽다. 어차피 같은 비용으로 좌대를 만드는데 좌대 제작 시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제작이 끝난 후 실망해보았자 다시 제작하기도 어렵고 부족한 상태로 연출된 수석을 보며 감상할 때마다 아쉬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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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두암, 16x27x10, 남한강

마하트마 간디, 16x27x10, 남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