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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갑작스러운 죽음과 장례와 관련한 논란

정의&자유 2020. 7. 12. 22:50

KBS 캡처 자료 사진

 

      박원순 서울 시장이 5시 17분 실종신고 6시 40여 분만인 10일 0시 1분에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너무 급작스러운 일이라 좌우를 불문하고 모두 놀랐을 것이다. 건강 문제나 사건 사고 등 사전 예고라도 있었다면 덜 놀랐을 텐데 느닷없는 실종 신고에다 사망까지 급작스러운 진행에 당황스럽다. 외신은 한국 권력 이인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최초의 3선 서울시장이면서 민주당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돼온 박 시장이 이렇게 생을 마감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박 시장은 유서에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경찰은 박 시장의 성추행 관련 고소장이 접수됐고, 전직 비서가 고소인 조사까지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전직 비서 A씨의 고소와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간에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목숨이 그렇게 쉽게 끊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급작스러운 상황이라 SNS상에는 설왕설래가 많다. 여권에서는 이것도 함구하도록 지시하였는지 조용하니 국민은 더 궁금하다. 언론에 따르면 경찰청은 청와대 국정상황실을 통해 사안의 중대성에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을 청와대 국정상황실을 통해 사건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에 대한 조사가 자정을 넘긴 심야에 끝이 났으므로 9일 새벽에서 이른 오전 시간대 사이에 보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러면 사건의 흐림이 대충 추정된다. 서울시는 장례를 서울특별시장 오일장으로 치르겠다고 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다른 유명 인사의 죽음과 다르게 여러 논란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청와대 청완 게시판에는 "서울특별시장으로 하지 말고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라"는 청원이 올라와 12일 50만 명 이상이 동의하였다. 글 작성자는 "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오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고 주장했다. 유튜버 강용석씨 등이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지 못하게 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야권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라며 장례식에 불참한다는 말도 있다. 공개된 고인의 짧은 유서에는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하셨다. 경황없이 생을 정리하고 떠나는 마당에 다분히 조용하고 신속하게 모든 것을 정리하며 떠나고 싶다는 의도가 내재하여 있다고 본다. 이렇게 일을 크게 키워서 고인을 욕보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두 번째 논란은 딴지일보 게시판에 극성 여 지지자가 쓴 글이다. "서울시청에 공개된 열람 가능한 자료를 뒤져보니... 곧 찾겠네요. 같은 여자로서 제가 그분 참교육시켜줄 겁니다."라는 글이다. 즉 '성추행 피해자를 색출해 보복하겠다'는 취지로 두어 시간 만에 400개 가까운 추천을 받았고 댓글도 100건 넘게 달렸다.

여자의 적은 여자인가? 미투는 단합이 잘 이뤄지는 것 같았는데 이념이 성추행 인권유린 문제보다 더 중요한가 보다. 야권은 물론 여당에서도 2차 가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 번째는 이해찬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버럭 격노한 일이다. 조문을 마친 이해찬 대표에게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는데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것을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해당 기자를 노려보며 "최소한도 가릴 게 있고…."라고 하다가 "X X 자식 같으니라고"라고 말했다고 한다. X X로 표현한 것을 보니 욕까지 했나 보다. 방송에서는 일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만 했는데 전 정권의 우병우 수석이 질문하는 기자를 째려보았다고 언론에서 기자를 째려보는 사람은 처음 봤다. 건방이 하늘이 노할 것이다. 등 한동안 시끄러웠다. 이해찬 대표 그렇게 연세도 많지 않고 아직 활발해야 할 때인데 벌써 '완고한 노인의 모습'이 보인다. 기지 질문에 기분 나쁠 수 있었겠지만 다른 사람처럼 말없이 그냥 자리를 뜨는 것보다 못했다.

 

유명 인사의 급작스러운 죽음과 그에 따른 많은 갈등과 논란이 일어나는 상황을 보고 놀랍고 황당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공과가 있는 것이고 우리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죽음에 애도하는 문화인데 왜 이렇게 갈등을 키우는지 모르겠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가능한 조용하고 신속히 마무리 하는 것이 옳다. 기왕 성추행 고소도 있었고 무조건 덮으려고 하면 논란만 더 키울 것이다. 최소한의 선에서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은 알려야 한다. 장례도 박 시장이 조용하고 신속하게 생을 정리하고 싶어 한 것 같으므로 그에 따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갈등과 논란도 없거나 적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