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진적인 병실 구조와 병실 문화 바꿔야
2015.6.22.
메르스가 유입된 지 한 달이 되었다. 국민은 처음 메르스라는 용어도 모르고 또 치사율은 높지만 걱정하지 말라는 보건 당국의 말에 어설프게 메르스를 맞았다가 점점 감염자가 늘면서 공포가 확대되었다. 국민은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세계 최고의 수준인지 몰랐다. 메르스가 터지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또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더니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에 대해서도 어이가 없다.
아마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서 보건당국과 병원이 메르스와 첫 대결에서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메르스 유전자를 분석하니 중동 유전자와 거의 같아 변이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중동에서는 1인당 감염률이 0.8명 정도로 매우 적다는데 어떻게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달 만에 이렇게 많은 환자가 발생했는가 의아하다. 그 설명을 다음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20일 언론에 유익한 메르스 관련 통계가 나왔는데 메르스 확진자가 감염된 장소를 보면 확진자 166명 중 응급실 81명 48.8%, 같은 병실 24명 14.5%, 같은 병동 55명 33.1%, 불분명 3명 1.8%, 구급차 2명 1.2%, 중동 1명 0.6%로 현재 응급실에서 거의 반이 감염되었고 전체 병원 내 감염이 96.4%(사우디 97%)로 나왔다. 즉 대부분이 병원 내에서 감염하였고 그것도 응급실에서 거의 반이 감염되었다. 세계 최고 의료수준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허술하게 무너졌는가?
병원에 병을 치료하러 왔다가 병을 얻어 죽는 꼴이다. 이는 개별 환자 치료는 잘하는데 전체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후진적인 최하수준이라는 것이다. 우리 민족 한 사람 한 사람은 강하지만 둘 이상만 모이면 서로 싸우느라 오히려 일본보다 단체 힘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선진국일수록 개인보다 사회 시스템이 발전해야 하는데 우리는 좌우 이념과 지역으로 나뉘어 싸우다 보니 한 발짝도 못 나간다. 역사를 보면 적을 앞에 두고 싸워서 망한 때가 많다. 국민 모두 손해다.
메르스도 보면 개인 의사의 치료는 잘할지 몰라도 사회 전체가 돌아가야 하는 방역시스템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신종 전염병에 대한 체계적인 방역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세월호 사고로 인한 안전시스템 구축은 이념으로 흘러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는데 메르스로 인한 전염병 방역시스템 구축은 이념 문제도 아니고 좌우 지역 모두 힘을 합쳐 개선해야 한다. 방역시스템도 개선해야 하겠지만 여기서는 먼저 후진적인 병실 구조와 병실 문화를 언급해 본다.
1. 응급실
다닥다닥 붙은 응급실과 간병과 문병으로 속된말로 도떼기시장 같고 입원하려니 병실이 없어 통과의례처럼 응급실에 자리가 없어도 무조건 밀고 들어가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는 이런 구조와 문화 정말 잘못되었다. 메르스 대책 모든 담당자가 하는 것도 아니고 세월호처럼 행정부에서 가능한 것은 먼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렇게 도떼기시장처럼 밀집한 곳에서 전염병에 감염 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매우 후진적이고 비위생적이다.
1-1. 응급실 구조를 바꿔야
내과, 최소 전염병 치료 병원 응급실은 모두 1인실로 구조를 바꿔야 한다. 미국 앨라배마대 병원은 42개 응급실 침상이 모두 1인실로 입원하기 전까지 1인실에서 진료한다고 한다. 처음 병원에 오는 환자가 전염병이 있는 환자인지 알 수 없다. 난민 수용소처럼 꾸며 놓은 응급실에서는 전염병에 걸린 환자가 들어오면 모두 감염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환기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해서 맑은 공기를 공급하게 한다. 정부는 당장 병원에 고치라고 지시해야 한다.
1-2. 응급실은 위급한 환자를 위해 운영
응급실에 본래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운영되어야 하는데 장기간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입원하기 위해, 경증 환자라도 서둘러 치료받고 가기 위해서 등 본래 용도에 맞지 않게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응급실에 입원할 수 있는 경중 환자를 구분하여 중증 환자만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사고가 났거나 급성심근경색 등 중증 환자만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1-3. 구급 상담 시스템 운영
일본은 구급 상담을 위해 7119 번호를 운영한다고 한다. 119에서는 사고와 응급 환자 신고를 받으며 7119에서는 환자가 응급인지를 확인 후 중증, 경증을 분류하여 내원할 병원을 안내한다고 한다. 병증에 맞는 전문병원을 안내할 수 있고, 특정 병원에 몰리는 것도 막고, 무작정 갔다가 응급실이 꽉 차 다른 병원을 찾으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2. 병실
2-1. 음압병실
치사율과 전염력이 높은 병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실은 반드시 음압병실에서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전염병 환자와 일반 환자와 병원 내 동선이 중첩되지 않게 층을 다르게 하거나 별도의 병동에서 치료해야 한다. 어떤 병원은 화장실이 층의 문밖에 있는 경우가 있는데 외부인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각층 문안에 설치해야 한다. 같은 전염병 치료 병실은 같은 층에 두어서 다른 전염병을 서로 옮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음압병실이 없는 병원은 전염병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지역별로 전문 거점병원을 운영해야 한다.
2-2. 내과 1인 병실 운영
미국은 1, 2인용 병실만 있고 2인용도 모두 점차 1인용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우선 감염병 환자는 모두 1인용 병실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점차 내과 병실에서 나중에는 외과 병실로 단계별로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병실에 환기 시스템을 설치하여 항상 맑은 공기를 공급한다. 간혹 병원에 간병하거나 문병을 가면 병원 공기가 좋지 않고 어떤 때는 감기 등 호흡기병에 걸릴 때가 있다.
3, 간병
우리나라는 간병을 가족이나 간병인을 두는 등 비전문인 일반인들이 하는데 외국에서는 간호사가 직접 한다고 한다. 이런 후진적인 간병제도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선진 의료수준이라 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에도 포괄간호사서비스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요즈음 간병인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것을 전염병 환자는 물론이고 우선 내과 전체로 확대하고 단계별로 외과로 확대해야 한다.
4. 문병
10명 중 4명이 문병 감염이라고 한다. 얼마나 문병 문화가 엉망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외국에서는 병실 출입과 시간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반인이 간병을 하는 관계로 수시로 문병을 오고 먹거리도 가져와서 함께 먹기도 한다. 전염성이 있는 환자의 문병은 엄격히 통제하고 전염이 우려되지 않는 환자라도 치료에 방해되므로 환자 면회 시간을 엄격히 지키도록 통제해야 한다.
5. 맺는말
WHO 합동평가단은 한국 특유의 병원 이용 문화가 바이러스 확산의 원인이라고 했다. 또 한 환자가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의료 쇼핑과 병문안 문화도 바이러스 확산의 한 원인이며 응급실이 너무 붐비거나 여러 환자가 한 병실을 쓰는 등 일부 병원에서 감염 예방 통제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한마디로 이런 후진적인 병실 구조와 병실 문화를 바꾸지 않는다면 언제 또 제2, 제3의 신종 전염병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 사회 개인이 하는 것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시스템이 돌아가는 것은 서로 싸움을 잘해서 아직 후진적이다. 이번에 메르스기 이 빈틈을 교묘히 찾아 들어와서 한국을 혼내주었다. 우리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안 된다. '앗 뜨거워!' 하고 호되게 혼나야 그때 움직인다. 비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만 다음에 또 소를 잃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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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오늘의 소식
오늘이 하지라고 하는데 메르스가 종식되지 않아 날씨가 더 더운 것 같으며 확진자 3명 추가하여 172명, 사망자 2명 늘어 27명으로 치사율 15.7%, 퇴원자 7명 늘어 50명, 격리자 202명 줄어서 3,833명, 해제는 9,331명이며 확진자 172명을 유형별로 분류해보면 병원 입원 또는 내원한 환자가 80명(46.5%)으로 가장 많았고, 환자 가족이나 가족 이외의 문병 등 방문객이 59명(34.3%), 의료진 등 병원 관련 종사자가 33명(19.2%)이라고 하는데 이것 당분간 병원 가기가 무섭겠지요?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에 대해 종식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데 정부는 삼성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우며 어제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 의사가 확진자로 판명되며 계속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부분 폐쇄도 사실상 부족한 조치임에도 이마저 조기 폐쇄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고 환자가 2주간 신규로 발생하지 않는 상태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2명 이상 슈퍼전파자를 조사해보니 단 6명이라고 하며 이들 모두 아직 완쾌자가 없다고 하는데 조기 치료가 그만큼 중요하고 감염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보건소에 신속하게 이야기해서 조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벌써 메르스 종식 선언을 논의하고 있다는데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시점에서는 매우 성급한 논의이며 우선 신규 확진자가 없도록 관리해야 하며 그리고 나서 최종 환자가 퇴원 또는 사망한 이후 24일이 지나야 종식 선언을 할 수 있습니다.
6월 24일 오늘의 소식
메르스 확진자 4명 늘어 179명으로 이 중 179번 환자는 강릉의료원 간호사라고 하는데 보건 당국은 최소한 관리 가능한 의료진 감염자가 없도록 강력한 조처를 각 병원에 요구하여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치료 중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것이 안타깝고 다음 사망자 27명, 격리자 298명 늘어 3,103명, 격리해제자 11,210명, 퇴원자 13명 늘어 67명으로 치사율 15.1%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어 우려스럽습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 질의 답변과정에서 병원 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메르스 전파력이 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고 병원을 공개하면 병원이 피해를 보게 되어 비공개 방침을 정했으나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폭발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대통령도 정보 공개를 지시하여 병원명을 공개했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 전문가가 주도 하는 사화가 되어야 하는데 비전문가인 관료가 주도하는 사회가 되어 전문적인 지식 없이 우왕좌왕 문제를 키웠고 아직도 우리 공무원들 국민보다 기업을 먼저 생각하는 한심한 정서를 갖고 있어 우선 공무원의 마음가짐이 기업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하며 전문가가 중심 잡고 일하도록 해야 하며 관료는 행정적 지원과 정보 소통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도와서 공포감을 없애고 유언비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국가재난에 대비하고자 신설한 국가안전처가 또 다른 분야에서 사고가 터지니 맥을 못 써버려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드러났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새로운 분야에서 사고가 난다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할 것이며 우리나라는 아직 모든 행정이 대통령 중심이라 일의 처리도 대통령, 책임도 대통령에 쏠리는 문화라 안전처는 대통령 직속으로 소속을 국무총리실에서 옮겨서 실질적 권한을 강화하고 안전처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 한다면 조직이 너무 비대해지므로 유연하게 조직을 운영하여 사고 전문 담당 조직을 사고수습이 완료될 때까지 안전처와 함께 활동하고 안전처는 행정적인 지원과 정보 소통 관련 기관 협조를 강력히 끌어내는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6월 25일 오늘의 소식
메르스 확진자 180명(추가 1명), 격리자 2,642명(감소 461명), 해제자 11,936명 (증가 726명), 사망 29명 (증가 2명)으로 공식 치사율 기준으로 하면 16.1%이며, 퇴원이 74명(증가 7명)으로 40%를 넘었다고 하니 치료가 끝난 사람 기준 참고로 계산하면 치사율 28.2%로 다행히 사우디 치사율 43%보다 낮기는 하지만 그래도 30% 수준으로 높은 감염병이라 확진자를 서둘러 막지 못하면 국민 불안과 경제 회생을 조기에 극복하지 못함을 방역 당국은 알아야 합니다.
1년 전 4월 29일 사우디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문형표 장관에게 사우디에 메르스가 발생했다고 주의 공문을 보냈으며 한 달 뒤 5월 28일 메르스 국내 유입 모의 훈련을 했으나 총 33만 원 짜리로 훈련비로 현수막 제작 18만 원, 나머지 15만 원은 회의비로 써서 2시간 만에 종료 되었다고 하는데 훈련이 제대로 되었을 리 만무고,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현재 드러난 메르스의 위험성이 대부분 지적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모조리 무시됐다고 하니 안타깝고 선진국일수록 전문가가 주역이고 관료가 옆에서 지원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나 아직 우리는 관료가 주인인 그런 사회입니다.
6월 26일 오늘의 소식
메르스 확진자 181명(1명 증가), 격리자 2,931명(294명 증가), 해제자 12,203명(267명 증가), 퇴원자 81명(7명 증가), 사망자 31명(2명 증가)으로 치사율은 확진자 기준 17.1%, 치료 완료 기준 27.7%이며 의료진에서 또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는데 메르스 아직 불안한 상태이며 메르스 환자 치료로 환자가 급감하여 병원 경영상태가 악화하여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월급을 깎겠다고 하는데 의료진의 기를 꺾는 일로 메르스 환자 치료를 부탁한 병원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어려운 병원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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