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에피소드
2015.6.15.
정부에서는 메르스가 그렇게 심각한 질병이 아니고 건강한 사람은 가볍게 앓고 넘어갈 수도 있는 병이며 우리 의료기술이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물론 다른 질병보다 아직 사망자가 그렇게 많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부의 희망 섞인 기대를 수시로 발표하면서 곧 확산 세가 멈출 것이라고는 했지만 1차 유행에 2차 유행까지 오고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3차 유행까지 우려된다며 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는 환자나 의심환자가 격리되지 않고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자 더는 정부 말을 이제는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노인대학 서예반을 다니고 있는데 종합반은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벌써 휴강했고 메르스 환자가 광명에는 없어서 컴퓨터반과 서예반 2개 단과반은 수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오전 서예를 배우는 중에 갑자기 복도 쪽 창을 닫으라고 한다. 컴퓨터반에 삼성 병원에 다녀온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조금 있다가 컴퓨터반은 오늘부로 방학하기로 했다고 한다.
모두 갔으니 복도 창문을 열어도 좋다고 한다. 그리고 곧 사무실에서 사람이 나와서 한 노인 학생이 한동안 안 나오시다가 오늘 모처럼 나와서 사람들이 물어보니 삼성병원에 외래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듣고는 사람들이 놀라서 동요하였고 6월 말에 어차피 방학이라 조기 방학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서예반도 며칠 공부한다고 실력이 많이 느는 것도 아니므로 오늘까지만 수업하고 조기 방학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서예반 노인 학생들 대부분 그 말에 수긍했다. 그러더니 수업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대부분 가방을 챙긴다. 사실 수업 시작하기 전부터 아이들(젊은 사람들)이 부모 걱정에 요즈음 메르스가 유행하니 서예 공부하러 가지 말라고 야단이라고 해서 한 분은 수요일부터 안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필자가 교실에 메르스 환자가 없으면 안심해도 된다고 했다. 또 옆 교실에 학생들이 모두 갔을 때도 삼성병원에 다녀왔어도 감염률이 높지 않고 설사 감염되었어도 증상이 없으면 쉽게 전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병원은 환자가 돌아다니면서 감염시키는데 걸려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 조심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사실이 그러니 반론을 제기하기도 어렵다. 단지 삼성 병원에 다닌 사람이 옆 교실에 왔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전체가 쉽게 동요했다. 노인들은 대부분 기저 질환을 갖고 있다. 또 메르스 주의 사항에도 기저 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자제하라고 쓰여 있기도 하다. 그러니 노인들은 쉽게 동요한다.
기왕 수업 나온 김에 오늘은 수업 시간을 모두 마치고 방학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모두 보따리 싸고 가니 혼자 남아 공부할 수도 없고 할 수 없이 함께 일찍 끝내고 방학에 들어갔다. 정부에서 아무리 너무 공포심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도 현실이 관리되지 않으니 믿지 못하고 노약자들과 그 가족은 두려운 것이다. 정부는 말보다 실지로 메르스가 정부 의지대로 관리되는 상황을 보여준다면 정부의 말을 믿고 더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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