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전한 야당을 바라며
2012.12.25.

12.19 대선 결과에 따라 야권은 큰 혼란에 빠진 듯하다. 야권뿐만 아니고 좌익 진영 전체가 그런 것 같다. 질 수 없는 게임에서 졌다는 것이다. 좌익 진영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좌익도 잘되어야 대한민국이 잘된다. 그래서 야권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몇 자 적어본다. 사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현 정치 불신에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야권의 대선 전략은 치밀하게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갔다. 먼저 점술가(역술인, 무속인, 예언가 등)들을 동원 박근혜는 대통령이 안 될 것이라는 예언으로 심리전을 폈다. 다음 대선이 본격화하기 전에는 지지율에서 절대적 약세를 면치 못했는데 두 번의 대선 경쟁 이벤트를 거치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지율을 호각지세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였던 것이다. 일차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경쟁을 거치며 지지율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
그래도 박근혜 후보에게 밀리자 이번에는 지지도가 높은 안철수 전 후보를 끌어들여 야권 전체 대선 후보 경쟁을 하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 막판 야권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공하였다면 아마도 야당의 전략이 결실을 맺었을 것이다. 실지로 대선 후 언론은 여론조사 발표 금지기간 중인 선거 직전에 안 전 후보의 지지 유세에 힘 입어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지지율에서 한 때 추월했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누가 이렇게 할 수 있나?
정말 용의주도하였고 질 수 없는 게임에서 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총선과도 비슷한 결과였다. 전략에서 이겼으나 선거에서는 패배했다. 그것은 전략에서 이길 수는 있었어도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권력은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가장 중요한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였으니 필패다. 이제 야권은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잘 살펴보고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패인을 열거해본다.
본래 세대갈등은 없다.
그 전에 먼저 야당과 좌익진영뿐만 아니고 여당과 우익진영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사실 지역갈등도 국민이 만들었다기보다는 정치인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만들어져 굳어진 것으로 우려스런 현상이다. 이것을 정치인들이 하루빨리 혁파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세대갈등이란 말이 자주 등장하여 정말 세대갈등이 고착될까 우려스럽다. 벌써 젊은충에서는 노년층 전철 무료승차제도를 폐지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그렇다고 부모세대들이 아직 철없는 젊은 세대들처럼 이제 나가서 스스로 독립해서 살라고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자식을 내쫓을 수도 없다. 일찍 직장에서 강퇴되었어도 자녀 대학 학자금 마련 위해, 또 결혼하면 결혼비용 마련 위해 노후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자녀를 위해 허리 구부러지게 일한다. 취업이 되지 않을 때 똑같이 불안해하며 젊은 시절을 겪어 온 부모세대는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을 이해한다. 그것이 부모 마음이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은 못 느끼지만 나이를 먹으면 혈기 왕성한 젊은 내 한 몸뚱이뿐만 아니라 아내와 자식 부모에 관한 책임도 함께 느껴지게 되고 점차 부모 마음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어른 세대는 젊은 세대처럼 막하지 못한다. 인내를 갖고 설득하고 기다릴 뿐이다. 여기에 정치인들이 세대간 다른 문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50대 이상은 자녀와 부모 등 가족의 안전, 즉 국가 안보를 중시한다. 물론 노후 생활도 걱정되지만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는 약간의 개인 희생도 감수한다. 이것이 젊은 사람들이 가난한 노인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50대 이상은 젊은 사람들이 취업을 못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도 안타까워한다. 이것이 젊은 사람과 크게 다른 것이다. 젊은 사람은 자신 세대만을 걱정하며 윗세대를 노인은 빨리 죽어야 한다며 비난하지만 어른 세대는 그렇지 않다. 게다가 그런 것을 정치인이 이용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것은 사회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 세대 갈등이 생길 수가 없다. 젊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비정규직 철폐 등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주면 된다.
어른 세대도 자신의 노후 준비도 팽개쳐가며 성인이 된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늦도록 일하지 않아도 되니 대환영이다. 그리고 젊은 세대도 국가 안보가 불안한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안보가 튼튼한 것을 더 좋아할 것이다. 동시에 해결하면 된다. 왜 이것을 여야가 세대를 나눠서 한쪽을 지원하는 것처럼 해서 선택의 문제로 세대갈등을 유발하는지 모르겠다. 제발 여야 정치권은 앞으로 젊은 세대의 경제난과 어른 세대의 국가 안보 불안을 동시에 해결하도록 했으면 한다. 그럼 본래 주제로 돌아가 야권의 패인을 분석해보자.
첫째 안보불안이다.
민주당은 국민에게 안보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첫째가 총선에서부터 이어져 왔던 종북 정당 통합진보당과 연대다. 그래서 총선에서도 기대한 만큼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그 신뢰를 회복시켜주는데 소홀했다기보다 노력을 하지 않았다. 아니 노골적으로 반대로 나갔다. 북한, 독도 안보 이외에 또 하나의 안보 문제는 중국의 잠재적 이어도 분쟁화 의도다. 양국 연안에서 12해리를 벗어나 있고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배타적 경제 수역(EEZ) 200해리에서는 서로 중첩되기 때문에 그 중간지점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당연히 그러면 이어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다.
그러나 중국은 해안선의 길이가 길어 해안선을 고려하면 이어도가 중국에 포함된다고 주장하여 양국의 EEZ 경계 협상은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강대국 중국은 다른 변수를 보는 것인지 계속 미뤄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 영토를 지키려고 참여정부 때부터 추진해 왔던 제주 해양기지 건설을 중국 자극, 환경 문제, 절차 문제 등 이슈를 바꿔가며 반대하거나 일정을 지연시켜왔다. 또 한미 FTA 재협상,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햇볕정책 계승, 공동어로 수역 평화 수역 재추진 운운하며 NLL 무력화를 시도하는 등 안보 불안을 자극하였다.
현재 60대 이상은 남북전쟁을 경험하며 전쟁을 피부적으로 느꼈고 그 폐허를 잘 알고 있다. 왜 민주당이 국민에게 안보불안을 유발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젊은 사람도 국민이고 40대, 50대도 국민이고 60대 이상도 국민이다. 우리는 압축 성장하여 세대별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남북이 긴장 속에 대치 중이며 북한은 수시로 남한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 (아래 북한 주요 테러일지 참조) 안보! 이것은 현실이다. 막연하게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방심하면 계속 얻어터지게 되어 있다. 실지로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많은 사람이 죽었다.
북한 주요 테러일지
1950년 6월 25일 북한 남침 공격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무장공비 일당 청와대 기습*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 살인 사건 1983년 10월 9일 아웅산 묘역 폭탄 테러 사건 1987년 11월 29일 대한항공 878편 폭파사건 1996년 9월 18일 강릉지역 무장공비 침투 사건* 1999년 6월 15일 제1연평해전 발생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발생 2006년 10월 9일 (북한 핵실험 강행)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2009년 5월 25일 (북한 2차 핵실험) 2009년 11월 28일 서해 대청해전 발생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 여기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제외함
민주당이거나 또 다른 중도 정당이 생기든 안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한다. 첫째로 종북정당 통합진보당과 결별하라. 그리고 아프지만, 당내 종북인사를 축출해야 한다. 아니면 종북인사 스스로 커밍아웃(종북철회, 전향)을 하고 순수 민주 인사로 살아가면 된다. 국가 영토 수호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대북 문제에 있어서는 경계를 강화하며 대북정책에는 대등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안보가 튼튼하다면 노인 세대도 당연히 더 깨끗한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둘째 좌익 진영논리(선명성 경쟁, 정체성 논란)다.
국회의원만 하더라도 아직 우리나라는 지역적인 특색이 강해서 지역의 일군을 강조하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통령은 다르다. 모든 지역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당대 당은 통합진보당과 당내에서는 종북 인사와 선명성 경쟁을 한다. 이런 진영논리는 종북주의자(정당)에 당할 수 없고 특성상 끊임없는 아메바식 분열을 유도한다. 오죽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혼자 되셨을까?
많은 표를 얻으려고 하면서도 정작 진영논리에 의거 정체성을 따지고 중도적인 인사는 안 된다거나 시위에 참여하며 강한 선명성을 부각하며 정작 소수화를 추구하고 있다. 좌익진영은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말 야권이 집권하겠다면 좌익 인사끼리만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마음을 열어야 한다. 중도도 포용하고 우익 인사도 좋은 사람은 껴안아야 한다. 사람을 감정적으로 한쪽을 배척하여 듬성듬성 잘라버린다면 어떻게 다수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는가?
셋째 분노는 사람을 두렵게 하여 마음을 닫게 한다. 좌익 진영 인사들은 대부분 분노하고 있다. 그 이유를 모르겠다. 역대 정권에서 직접 피해를 본 사람이라면 이해가 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 이해할 수 없다.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찬 사람들을 사람들은 두렵게 여긴다. 북한의 경우를 보자. 왜 북한 인민은 남한 지도자를 그렇게 증오하며 분노할까? (참조: 지금 북한에서는 / 명령만 내리시라) 위 역대 북한 테러일지를 보면 거꾸로 남한에서 분노하고 증오해야 하는데 반대로 되어 있다. 그들의 분노는 너무 끔찍하다. 북한 정권이 정권 유지를 위해 북한 인민을 그렇게 세뇌시키다 보니 그것이 진리인 것처럼 아는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우리는 그런 북한이 두려울 뿐이다. 우리는 같은 남한에 살면서, 부모와 자식 간에 같은 집에서 살면서 분노하고 증오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고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선거는 선의의 경쟁에서 더 능력 있고 잘할만한 사람을 뽑아서 위임하면 된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 선거 때문에 서로 분노하고 증오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넷째 민주당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민주당은 너무 외풍을 많이 탄다. 공지영, 나꼼수, 조국 교수, 원탁 백낙청 교수 등 재야인사들의 입김이 거세고 실지로 거대 제1야당인 민주당은 쉽게 흔들린다. 그들을 정치로 흡수하거나 아니면 민주당이 중심을 잡고 재야인사들의 의견을 참조하는 선에서 정당이 운영되어야 하는데 외풍에 심하게 흔들린다. 오죽하면 고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힘들어서 못 해먹겠다는 말을 수차례 하셨겠는가? 총선 후에도 절대 도움되지 않으니 민주당 홀로 서기 하라 했는데 그것이 잘되지 않나 보다. 자신감이 없어서이다. 재야인사들과 교류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정치에 깊숙이 관여할 것 같으면 영입하여 함께 일하게 해야 한다. 옆에서 훈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지로 일해봐야 현실성 있는 정치를 해나갈 수 있다. 그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이상과 현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외풍에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고 또 합당하고 실지 민주당 정체성에 국민은 혼란스럽기까지 한다. 거기에 종북주의자까지 입당하니 종북정당인지 순수 민주 정당인지 헷갈린다. 꼭 이번 대선에 이기지 못해도 홀로 서서 싸워 인지도를 높여야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민주당은 집권할 수 있는 책임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 비판만을 하는 야당보다는 정책을 만들어 실천하는 책임 정당으로서 여당과 잘하기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면 정치불신도 해소되고 국민은 더 잘하는 정당에 기꺼이 표를 몰아줄 것이다. ◎ 관련 글(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은 클릭하여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2.06.08. 57회 현충일과 종북주의자 국회 입성 2011.02.10.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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